떠오르는 ‘푼돈 재테크’…해외주식, CMA 투자에 자동저금까지

입력 2019-12-10 17:09

자투리 돈으로 투자하는 ‘푼돈 재테크’가 급부상하고 있다. 저축과 투자를 할 만한 여유가 없는 청년층 재테크 수단으로 관심을 모은다. 은행과 카드사, 핀테크 업체들이 잇따라 관련 상품을 내놓으면서 ‘잔돈 금융’ 시장을 자연스럽게 형성하고 있다. 잠재 고객, 미래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10일 소액 저축상품 ‘저금통’을 출시했다. 1000원 미만의 잔돈만 자동으로 저금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저금통을 개설하고 ‘동전 모으기’를 선택하면 입출금 계좌에 있는 잔돈(1원 이상~1000원 미만)이 이튿날 저금통으로 자동 이체된다. 저금통에 넣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0만원이다. 금리는 연 2.0%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경쓰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자동으로 소액을 저축할 수 있는 편리성을 갖춘 상품”이라며 “젊은이들에게 주목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푼돈 재테크는 최근 들어 다양한 상품을 갖춘 ‘잔돈 금융’ 서비스로 확산되고 있다. 잔돈을 저축해주는 기본적인 상품에 더해 펀드 투자, 해외 주식 매수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신한카드의 ‘신한페이판 소액투자서비스’는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 카드를 사용할 때 생기는 자투리 돈(1000원 미만 또는 1만원 미만)을 활용해 국내 펀드나 해외 주식에 투자를 해준다. 카드 결제 설정액과 실제 결제액과의 차액을 투자자금으로 투입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결제 설정액을 1000원 단위로 한 소비자가 4300원짜리 물건을 사면 실제 결제액과의 차액인 700원이 자투리로 남는다. 이걸 펀드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국내펀드의 경우 최소 1원 단위로 200여개 펀드에 투자 가능하다. 해외 주식은 84개 종목에 최소 5000원부터 투자할 수 있다.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는 ‘토스카드’를 이용할 때 1000원 미만 잔돈(결제 설정액과 실제 결제액의 차액)을 미리 지정한 은행계좌에 넣어준다. 자동으로 저축을 하는 것이다. 핀테크업체인 ‘티클’은 자동 저축앱을 통해 1000원 단위로 잔돈을 일주일 동안 모아준다. 이 돈은 미래에셋대우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자동으로 쌓아진다. CMA는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만 넣어둬도 이자가 붙는다.

잔돈 금융 서비스의 선구자는 2012년 창업한 미국의 핀테크업체 에이콘스(Acorns)다. 소비자가 에이콘스의 앱과 연동되는 신용카드(또는 직불카드)로 물건을 사면 잔돈을 ‘올림(round up)’처리해 자동으로 쌓아준다. 일정 금액(최소 5달러)을 초과하면 ‘펀딩 계좌’에서 ‘투자 계좌’로 돈을 이체해 주식투자 등에 운용한다.

장명현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잔돈 금융 서비스는 모바일에 익숙하지만, 자금 여유가 부족한 청년층을 대상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