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유출 등으로 토지가 심각하게 오염됐던 충남 서천군 구 장항제련소 주변이 친환경 힐링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날 전망이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10일 서천군에서 노박래 서천군수와 ‘장항 오염정화 토지 환경 테마지구’ 조성을 골자로 하는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조선제련주식회사로 설립된 장항제련소는 공장조업이 개시된 이후 국내 비철금속 제련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중금속 등이 유출되며 지난 60여년 간 심각한 환경오염과 주민건강 피해를 불러왔다.
실제로 중금속으로 오염된 낙동강 하류는 풍부했던 어장이 황폐화됐으며 주민들은 각종 암과 질병에 시달렸다. 이후 장항제련소 주변은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되며 1989년 폐쇄됐다.
협약에 따라 도와 서천군은 오염된 땅을 정화·복원하고, 생태 및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장항읍 일원 158㏊ 부지에 4183억 원(국·도·군비 포함)을 투입, 국제적 수준의 인공습지와 국가정원·환경생태공원 등을 조성한다.
또 서해와 금강의 해수유통으로 민물·바닷물이 섞이는 구역인 ‘기수역’을 복원하고, 국립생태원의 기능을 보완하고 해양관련 공공기관도 유치한다.
양 지사는 “장항제련소 주변 오염토지를 아픈 역사의 산물로만 보지 않고 희망의 상징이자 새로운 기폭제로 삼겠다”며 “환경복원과 지역개발 등 국내 최초의 사례로 키우도록 서천군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서천군과 도가 정화와 힐링의 국가적 상징모델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생태환경 복원의 상징, 서천군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협약 체결 이후 서천군 국민체육센터로 자리를 옮긴 양 지사는 군민들과 함께 10개 주제에 대한 공감토크를 진행했다.
서천=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