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월 관리재정수지 45.5조 적자…‘적극 재정’에 역대 최대

입력 2019-12-10 13:48

올해 1~10월 관리재정수지가 45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2011년 관련 통계 공표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부는 연말에는 올해 당초 목표로 삼은 관리재정수지 37조6000억원 적자 전망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대규모 적자 재정을 편성한 것은 경기 활력 등을 위해 적극적인 정부 지출을 계획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월간 재정동향 12월호’에서 지난 10월 관리재정수지가 11조5000억원 흑자를 나타내면서 올해 1~10월 관리재정수지가 45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정부 총지출―총수입)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수치로, 정부의 순(純) 재정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누계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6월(59조5000억원)에 정점을 찍은 뒤 7월(48조2000억원)과 8월(49조5000억원)에 일시적으로 낮아졌다. 이후 9월(57조원)에 다시 커졌다가 10월에 줄어들었다. 지난 8~9월 근로·자녀장려금 지급이 완료되고 부가가치세 등 세수 호조의 영향으로 10월 관리재정수지가 11조5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결과다.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기로 하면서 올해 예산상 관리재정수지를 37조6000억원(국내총생산 대비 1.9%) 적자로 편성했다. 정부는 “누계 재정수지가 지속적으로 개선돼 올해 재정수지가 정부 전망치 내외로 관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예산 이월·불용 규모 등이 재정수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10월 통합재정수지는 11조4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이래 누계 기준으로 2000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다만 지난 7월부터 누계 적자폭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적극적인 재정 집행으로 총수입 대비 총지출 진도율 격차가 컸기 때문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재정집행 실적은 10월 말까지 26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조2000억원(0.6%포인트) 초과 집행했다.

1~10월 총수입을 항목별로 보면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원 줄어든 260조4000억원이었다. 1~10월 누계 국세수입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것은 2013년(3조9000억원 감소)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10월에는 부가가치세 등 주요 세목의 세수 증가로 8~9월에 비해 전년 동기 대비 세수 감소폭이 줄고 진도율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10월 부가가치세 세수는 수출 감소 등에 따른 환급액 감소, 전년 대비 10월 환급 지급액 감소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1조700억원 증가한 17조4000억원이 걷혔다.

소득세는 3000억원 증가한 6조3000억원, 법인세는 4000억원 증가한 3조2000억원이었다. 박상영 조세분석과장은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가 골고루 늘었지만 부가가치세 영향이 제일 컸다”며 “부가가치세는 수출 감소 영향으로 세금 환급을 받아가는 신청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세외수입과 기금수입까지 포함한 총수입은 2조9000억원 증가한 40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총지출은 417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3조원 늘었다. 중앙정부 국가 채무는 전월보다 4조2000억원 늘면서 총 698조6000억원(10월말 기준)으로 집계됐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