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면역치료제) 제조업체인 에이프로젠이 국내 11번째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됐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한다. 국내 유니콘 기업은 그동안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집중됐지만, 업종이 다양해지고 배출 속도도 늘어나는 추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9일 에이프로젠이 미국 벤처 시장조사기관 CB INSIGHT가 발표한 유니콘 기업 리스트에 등록됐다고 10일 밝혔다. 에이프로젠은 류머티즘성 관절염, 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 5월에는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에이프로젠은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최초로 유니콘 기업이 됐다. 유니콘 기업에는 2014년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1호로 등재된 후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위메프 등 주로 ICT 분야 업체가 등재됐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국내 유니콘 기업 중에서는 최초로 생명공학 분야 제조업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에이프로젠의 등재로 한국은 국가별 유니콘 기업 배출 순위에서 독일과 함께 공동 5위가 됐다. 국가별 유니콘 기업 배출 수는 미국이 210개사로 가장 많다. 유니콘 기업(426개사) 2곳 중 1곳이 미국 업체인 셈이다. 그 뒤를 중국(102개사), 영국(22개사), 인도(18개사), 한국·독일(11개사)이 따르고 있다.
한국 유니콘 기업 배출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유니콘 기업은 2014년 2개사가 배출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3곳, 올해는 5곳이 신규 등록됐다. 중기부는 2022년까지 국내 유니콘 기업을 20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장관은 “이미 규모가 유니콘 기업만큼 컸는데 아직 CB INSIGHT에 등재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기업도 두 곳 정도 있다”며 “해당 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등재가 가능한지 재무 상태 등을 좀 더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