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사설학원들이 2000년대 이후 심화된 학령인구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저출산으로 학원을 다니는 학생 수는 줄고 임대료·강사료는 올라 문을 닫는 학원이 급증하는 추세다.
10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2017년부터 3년간 폐업한 학원·교습소가 1618곳에 달한다.
전체 사설학원이 3000여 곳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이 넘는 사업장이 해당기간 간판을 내린 것이다. 폐업한 사업장은 학원이 999곳, 교습소가 619곳으로 파악됐다. 학생 수가 가파르게 줄고 각종 운영비는 늘면서 학원들은 설 땅을 잃고 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새로 문을 연 학원은 학원 913곳, 교습소 469곳 등 1382곳으로 폐업 학원보다 236곳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동일 기간 폐업과 개업 학원 수가 비슷하던 관행이 깨진 것이다.
연도별로는 2017년의 경우 637곳이 폐업한 데 비해 493곳이 개업했다. 2018년에는 폐업 517곳, 개업 486곳, 2019년에는 폐업 464곳, 개업 403곳으로 나타났다. 폐업학원이 개업학원보다 2017년 144곳, 2018년 31곳, 2019년 61곳 더 많았다.
학원들은 학생 수가 줄자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하지만 건물 임대료 등은 해마다 올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최저임금제 시행에 따른 강사료 인상과 근로기준법상 주휴수당, 4대 보험 가입, 퇴직금 보장 등도 학원 업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상당수 학원들은 ‘개인사업자’라는 점을 들어 최저임금 보장을 전제로 한 근로계약서 작성을 피해가고 있으나 강사들의 노동권익 요구가 확산돼 한계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에서 사설학원이 몰려 있는 봉선동과 수완지구의 경우 하루가 멀다 하고 문을 닫는 학원이 늘고 있다. 심지어 호황을 누리던 유명 대형학원들도 올 들어 청소원 등 잡역부와 강사 수를 줄이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기본통계상 광주지역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수는 지난 4월말 현재 20만6856명으로 지난해 21만5052명에 비해 8196명 3.8% 감소해 전국 평균 감소율 2.7%를 웃돌았다.
광주 모 학원 관계자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으나 도무지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학생들의 이탈을 막는 데 집중할 뿐”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