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건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직접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사건 당시 심정, 3년이 지난 지금 폭로를 결심하게 된 이유, 김건모에게 바라는 점 등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해당 여성 A씨는 9일 강용석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 출연해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방송에는 강 변호사와 김세의 전 기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이 자리했고, A씨와의 대화는 강 변호사와 김 전 기자가 나눴다.
A씨는 진행자들의 세 가지 질문에 답변했다. 가장 먼저 ‘사건 후 바로 경찰에 신고하거나 고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당시 경황이 너무 없었고 나름 잊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제 나이도 아직 창창하고, 혹시 미래에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솔직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강 변호사는 “당시 김건모 같은 탑 가수를 상대로 고소를 했을 때 과연 어떤 후폭풍이 올까, 사람들이 인정해줄까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바로 고소를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3년이 지난 지금 용기를 낸 계기’를 묻자 A씨는 “가족도 모르는 상황에서 가족들이 내 속도 모르고 ‘미운우리새끼’를 보면서 즐거워하고 좋아하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며 말을 한차례 머뭇머뭇하는 등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A씨는 “(김건모가) 날 강간할 때 입었던 배트맨 티셔츠를 입고 자꾸 TV에 나왔다”며 “그런 장면을 보며 계속 괴로워했다. TV를 돌려도 재방송이 계속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시간이 제게는 너무 고문이었다”며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해 너무나 큰 정신적 고통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건모에게 바라는 점’을 묻는 말에는 단호하게 답했다. A씨는 “솔직히 처음부터 돈을 바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진정성 있는 공개 사과와 앞으로 방송에서 두 번 다시 안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전 기자는 “A씨가 성매매를 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 분은 성매매를 하는 곳에서 일하시는 분이 아니다”라며 “이런 분들을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돈을 요구한 적도, 요구할 일도 없다”며 “어떻게 보면 간결하고 명확한 요구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A씨는 9일 서울중앙지검에 김건모에 대한 강간 혐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을 맡아 고소장을 대리 제출한 강 변호사는 같은 날 “피해자는 큰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김건모 측에도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는데 ‘고소할 테면 해보라’는 반응을 보여 고소장을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