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60장 묶어…공무원에게 돈뭉치 던지고 간 70대 사연

입력 2019-12-09 19:41 수정 2019-12-10 09:58
7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주민센터에 던지고 간 300만원. 울산시 중구 제공

울산에 사는 한 7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성금을 놓고 갔다. 이 노인은 이목이 집중되는 게 부끄러운 듯 아무 말도 없이 성금을 던져놓고 급히 나갔다.

9일 울산시 중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병영1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70대 A씨가 담당 공무원에게 돈뭉치를 던지고 밖으로 나갔다. A씨가 던지고 간 돈은 오만원권 60장으로 300만원이었다.

담당 공무원은 곧바로 A씨를 뒤따라가 센터 안으로 다시 모셨다. A씨는 돈을 건넨 이유를 묻는 공무원들에게 “평소 국가의 혜택을 많이 보며 살아가고 있고, 항상 주위의 관심과 도움을 받아 고마움이 크다”며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이 많을 텐데 나도 조금이나마 누구를 돕는 데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참전 유공자이면서 장애인이기도 한 A씨는 참전 수당과 장애인 연금, 기초생활수급 등을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원금 중 생활비를 제외한 돈을 수년간 모아 300만원을 마련했다고 한다.

A씨는 “돈을 쓸 일이 크게 없어 모으다 보니 이 정도 금액이 됐다”며 “남들이 다 하는 일을 처음 해놓고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 부담스러우니 절대 얼굴이 알려지지 않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