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사람들에게 독도는 앞마당이고 텃밭입니다.”
독도 근무에 대한 자부심을 묻자 독도관리사무소 정상철 최재영 주무관의 대답은 간결했다. 질문 자체가 잘못이었다. 울릉도 사람들에게 있어서 독도는 어린 자식이다. 보살피는 것에 이유는 없다. 우리 땅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일 뿐이다.
지난달 18일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20-2번지 서도 독도주민숙소. 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 숙소 앞 바다의 파도가 거세다. 동도와 서도의 거리는 200m 남짓. 일반 방문객들은 동도만 갈 수 있다. 여객선이 접안하면 주무관들은 안전지도를 위해 동도로 넘어가야 한다. 두 섬을 오가는 유일한 이동수단은 작은 보트뿐. 오가는길에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걱정은 다른 데 있다. 날씨가 안 좋아 울릉도까지 온 관광객들이 독도를 못 보고 갈까 하는 것이다. “멀리서 여기까지 오셨는데 실망을 안고 돌아갈까 걱정입니다. 가능하다면 모든 분들이 우리 땅 독도에 발을 내딛게 하고픈 심정입니다.” 최 주무관은 이렇게 속마음을 내보였다.
독도관리사무소는 2005년 4월 18일 울릉군이 정부로부터 독도에 대한 행정 업무를 위임받아 효율적인 관리를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장 체류 근무가 시작된 것은 2008년 4월. 정부가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 이후(2005년) 일반인들에게 독도 관광을 허용한 이후 3년 만이다.
현장 파견 근무자는 총 6명으로 매년 3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3개조 2명으로 편성해 한 달에 10일씩 교대 근무한다. 체류 근무자의 주 업무는 독도 입도 관람객 보호 및 통제, 안전지도다. 여름철 성수기에 하루 4000~5000명이 독도를 찾는다. 정 주무관은 “독도는 사고 발생 시 구호를 위한 어떤 수단도 없다”며 “질서 있는 행동 하나하나가 현지 근무자와 경비대원들에게 큰 힘이 되니 개개인의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독도관리사무소는 더없이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경제 갈등 속에서 싹 튼 애국심이 대한민국 전역에 들끓고 있어서다. 올 한 해 독도를 찾은 방문객 수는 지난 11월 기준 25만7634명으로 사상 최대다. 이렇게 방문객은 늘고 있지만 파견 근무자에 대한 관심은 적다. 독도에서 고생하는데 알아주지 않아 서운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누군가가 알아주길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다”며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독도를 방문하는 그날까지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독도=사진·글 윤성호 기자
윤성호 기자 cyberco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