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타다, 택시에 피해 없다?”…이재웅 인용 수치 ‘오류 공방’

입력 2019-12-09 17:18

이재웅 “서울시 개인택시 수입 2년 전 보다 15% 증가”
“도대체 누가 피해를 본다는 말씀이냐” 지적
기준점 삼은 2017년 10월 최대 9일 추석 연휴 있어
다른 달로 잡으면 증가율 5~7%. 올해 택시 요금 인상분도 반영해야

‘타다의 불법성’과 관련해 택시시장에 미친 영향의 정도를 놓고 진실 공방이 오가고 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올해 10월 기준으로 서울시 개인택시 운행수입이 2년 전보다 15% 늘었다고 했다. 타다가 택시 영업에 피해를 줬다는 주장이 틀렸다는 걸 보여주는 수치로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기준점’을 잘못 잡아 왜곡된 수치를 썼다는 반박도 제기된다. 기준점을 다르게 하면 서울 개인택시 운행수입 증가율은 5~7%로 택시요금 인상에 따른 기대치(18.6%)에 훨씬 못 미친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서울시에 정보공개 청구를 해보면 타다 베이직이 운행하는 서울시 개인택시 운행수입은 지난 10월 169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 2017년보다 15% 증가했다”며 “도대체 누가 피해를 본다는 말씀이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글은 타다 베이직이 운행에 들어간 뒤에도 서울시의 개인택시 매출액이 증가했다는 걸 강조하는 내용이다. 타다가 택시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수치에 문제가 있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기준점으로 잡은 2017년 10월에는 최대 9일의 추석연휴가 끼어 있다. 통상 추석이 낀 달에는 개인택시 매출액이 하락한다. 국민일보가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0월 개인택시 매출액은 1478억원이었다. 바로 전달의 1581억원보다 적다.

그런데 비교 대상으로 삼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0월엔 추석연휴가 없다. 상대적으로 매출액이 2017년 10월보다 늘 수밖에 없다. 추석연휴가 미치는 효과는 2017년 9월(추석연휴가 없는 달)과 올해 9월(추석연휴가 있는 달)을 비교하면 여실히 드러난다. 2017년 9월 매출액은 1581억원인데, 올해 9월엔 1574억원으로 0.44% 줄었다.

추석연휴라는 변수를 빼기 위해 2017년 8월(매출액 1555억원)과 올해 8월(1666억원)을 견주면 증가율이 7.1%다. 2017년 11월(1559억원) 대비 올해 11월(1647억원) 증가율은 5.6%다. 이 대표가 제시한 증가율보다 낮다.

여기에다 비교 시점들 사이에는 택시요금 인상이 있다. 올해 초에 서울 택시요금은 5년 만에 올랐다. 서울시가 예측한 요금 인상에 따른 월 매출액 증가율은 평균 18.6%다. 이를 고려하면 2017년 대비 올해 서울시 개인택시 매출액이 크게 올랐다고 보기 어렵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추석연휴와 택시요금 인상이라는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택시 수요 감소에 타다가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명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단순하게 숫자만 가지고 영향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 건 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세종=전성필 기자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