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 유튜버의 변심… 30일간 고기만 먹은 후 “더 건강해졌다”

입력 2019-12-10 00:10
앨리스 파커 유튜브 채널 캡처.

한때 채식주의를 선도했던 유튜버가 ‘30일간 고기만 먹어 본 후기’를 올려 팬들의 비난에 직면했다.

지난 5일 미국 유튜버 앨리스 파커는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육식동물 다이어트(Carnivore-diet)’ 체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육식동물 다이어트란 채소는 전혀 섭취하지 않고 고기와 계란 등 동물성 식품만을 먹는 식이요법이다. 지난 몇 년간 한국에서 유행한 저탄수화물 고지방식보다 더 극단적인 식단이다. 육류, 생선은 물론 유제품, 달걀, 꿀, 젤라틴도 섭취하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비건)의 대척점이라 할 수 있다.

원래 앨리스는 유튜브와 SNS를 통해 채식주의의 장점 및 채식주의자가 되는 법 등을 소개하면서 유명해진 채식주의계의 인플루언서였다. 그러던 앨리스가 지난 3월 돌연 채식주의 포기를 선언해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당시 그는 “식단을 동물성 식품만 먹는 것으로 바꿨을 때 건강상 이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상에서 앨리스는 “채식주의자라는 나의 정체성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자신의 얼굴만한 스테이크를 먹는 모습을 공개했다. 또 정육점에서 고기를 고르고 시장에서 달걀을 사오는 등 예전과 180도 달라진 일상을 보여줬다.

앨리스는 30일 동안 육식만을 한 결과 채식주의자로 살았던 지난 4~5년 동안에 비해 건강해졌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정신적으로는 집중력이 높아졌으며, 신체적으로는 몸무게가 줄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100% 육식주의을 고집하진 않겠지만 동물성 식품 위주로 식단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앨리스가 변심한데 이어 육식주의 다이어트 체험기까지 공개하자 채식주의자 팬들은 “실망스럽다”며 한층 더 커진 배신감을 표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채식주의는 그저 돈 벌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 아니냐”며 “육식주의를 시작하고 건강이 좋아졌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에 앨리스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누구든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며 “그녀가 말한 것처럼 다양한 경험이 다양한 인간관계도 만들어준다”고 변호했다.

이에 더해 채식주의와 육식동물 다이어트 중 어느 쪽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관해 네티즌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앨리스를 향해 “채식주의로 많은 팬을 모았으면 이런 영상을 올렸을 때 당연히 공격당할 걸 알았어야 한다”며 쓴소리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