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 국방장관들 “미국의 힘은 동맹에서 비롯”… 트럼프 비판

입력 2019-12-09 16:39 수정 2019-12-09 17:14
지난 10월 출간한 저서 ‘콜사인 혼돈: 리드하는 법을 배우다’ 관련 인터뷰에서 발언하는 하고 있는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 AFP=연합뉴스

미국의 전직 국방부 장관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접근법을 비판하며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 CNBC방송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을 지낸 제임스 매티스와 버락 오바마 전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역임한 리온 파네타가 전날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에서 열린 ‘레이건 국가안보 포럼’에서 한목소리로 “미국은 힘은 동맹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지금은 혼자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미국)는 동맹 없이 가거나 심지어 동맹에 맞서기까지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동맹국들은 현재 벌어지는 일들을 신문을 통해 접해야 한다”고 개탄했다.

매티스는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선언에 ‘동맹에 타격이 된다’며 사임했다. 매티스가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9월 저서 ‘혼돈의 콜사인: 지도력 배우기’ 출간과 관련한 인터뷰에서도 동맹을 무시하는 트럼프의 외교 방침을 비판한 바 있다. “동맹이 있는 국가는 번영하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는 쇠퇴한다”는 것이 매티스가 늘 강조하는 메시지다.

파네타 전 장관 역시 매티스와 의견을 같이 했다. 그는 미국의 힘은 동맹국 및 그들과 함께 일하는 역량에서 비롯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 사람들이 제값을 확실히 지불하도록 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그 임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네타 전 장관은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만5000여 명의 병력을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CNBC는 “파네타 전 장관의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주둔 비용에만 관심을 쏟지 말고 주한미군 역할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라고 풀이했다.

파네타 전 장관은 “우리는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저지하는 데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지만, 북한은 여전히 과거와 같거나 그 이상의 위협이 된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요인으로도 동맹을 등한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를 꼽았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다른 정상과 마주 앉았을 때, 성과를 내기 위해선 관련 이슈와 합의할 사항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라며 대북 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충분히 준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