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떤배님, 엣헴까지… 정부가 표절이라니” 말 많은 ‘펭수 짝퉁’ 펑수

입력 2019-12-09 15:59
연합뉴스, 인사혁신처 인스타그램

‘요즘 대세’로 인기를 끌고 있는 EBS 연습생 펭수를 따라한 또 다른 펭귄 캐릭터가 등장했다. 인사혁신처에서 홍보 목적으로 탄생시킨 ‘펑수’가 그 주인공인데, 이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인사혁신처가 이 캐릭터를 처음 공개한 건 지난달 22일이다. 유튜브 채널 ‘인사처 TV’에 ‘B공식 캐릭터의 탄생 도와주세요 선배님’이라는 제목으로 게시한 영상을 통해서다. 여기에는 펑수의 탄생 과정과 펑수가 꾸민 공직박람회 홍보 무대가 담겼다. “이태리 장인을 초빙해 한땀한땀 깎고 깎아 만들었다”는 자막도 나온다.

이어 펑수는 “제2의 펭수를 꿈꾸며 스위스에서 요들송 유학 중이었다”며 “인사처가 참치를 주며 꼬신 뒤 공직박람회 홍보 요들송을 만들어보라고 했다”고 자기 소개했다.

인사혁신처 유튜브 영상 캡처

이후 인사처는 지난 4일 공식 인스타그램에도 글을 써 펑수를 소개했다. 인사처는 “펭수 성공기에 자극받은 다른 한 펭귄이 인사처의 수습직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며 “혹시 세종시나 다른 인사처 행사에서 마주치게 된다면 반갑게 인사해달라”고 했다.

제2의 펭수를 꿈꾼다며 펭수를 패러디한 캐릭터임을 안내했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따라 해도 너무 따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영상과 SNS글을 보면 펑수는 생김새뿐만 아니라 펭수 특유의 말투와 목소리까지 똑같이 흉내 내고 있다. 또 “떤배님” “엣헴” “신이 나” 등과 같은 펭수의 말버릇도 그대로다. 다만 펭수는 2m가 넘는 키에 통통한 몸매를 가졌으나 펑수는 날씬한 몸매에 노란 장갑을 꼈고, 화난 듯 위로 올라간 눈썹이 있다는 점은 다르다.

인사혁신처 인스타그램 캡처

인사혁신처 유튜브 영상 캡처

일부 네티즌들이 펑수를 보며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원작자가 노력해 얻은 인기에 정부 기관이 대놓고 편승하려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펑수 영상에는 “펭수 이미지는 딱 하나뿐이다. EBS에 소송당하기 좋은 콘텐츠” “유명인 사진 몰래 가져다 놓고 홍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불법복제에 저작권 침해” 등의 비판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펭수. 연합뉴스

반면 대중과 친근한 캐릭터를 유쾌하게 패러디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이들은 영상 속 인사처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직접 펑수 탈을 만드는 모습과 요들송을 작사하는 장면 등을 언급하며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시도 같아서 오히려 보기 좋다”며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썼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