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올해 실업(구직)급여 지급액이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는 9일 이같은 내용의 ‘고용행정 통계로 본 11월 노동시장의 주요 특징’을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5932억원으로, 작년 동월(5195억원)보다 14.2% 증가했다. 올해 1∼11월 구직급여 누적 지급액은 7조4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추세에 큰 변화가 없다면 다음 달 지급액을 합한 올해 총액은 8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한 해 구직급여 지급액이 8조원을 넘는 것은 처음이다. 실업급여는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주는 돈이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6000명으로 작년 동월(8만명)보다 7.5% 증가했다. 실업급여 수급자는 41만2000명으로 같은 기간 대비 7.3% 늘었다. 1인당 평균 구직급여 수급액은 143만9000원이었다.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업종은 제조업이었다. 지난달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356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3000명 줄어들었다. 이는 2017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감소폭이다. 고용보험은 1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것으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이다. 고용부는 “일부 자동차 업계의 실적 부진과 반도체 설비투자 위축, 중국발 LCD 저가 공세로 인한 디스플레이업계의 구조조정 등이 그 원인”으로 분석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를 규모별로 살펴보면 300인 이상인 대기업은 이번 달 전년 동기에 비해 1만명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300인 미만 중소업체는 2만3000명이 줄어들어 최근 2년 새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우리 사회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30대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만1000명 줄어들었다. 전 세대 중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마이너스인 연령은 30대가 유일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