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서 6세기 신라 토지 대장 목간 나왔다

입력 2019-12-09 14:51
경북 경산 소월리 유적에서 6세기 신라인들의 토지 관리 목간(木簡·글을 적은 나뭇조각)이 발견됐다고 문화재청이 9일 밝혔다. 이곳에서는 최근 사람 얼굴 모양 토기가 출토됐는데, 목간은 이 토기 아래에서 수습됐다.
목간 6개면 적외선 사진. 문화재청 제공

지난 6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진행한 1차 판독 결과, 굽은 나무의 표면을 다듬어 만든 목간은 총 6면에 걸쳐 약 94자의 글자가 드러났다. 이중 2면은 글자를 연습한 흔적으로 추정된다.
목간 A면 세부.

목간의 곡(谷·골짜기)과 답(畓·논), 제(堤·제방) 등의 글자로 미뤄 인근 지역 토지 현황을 기록한 목간으로 추정됐다. 골짜기(谷)를 중심으로 당시 지방 촌락 있었고, 농업 생산력 증대를 위해 둑(堤)을 쌓았고, 주변에 논(畓)이 존재해 그곳을 대상으로 조세를 수취하는 중앙 정부의 지배 양상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사료로 평가됐다.
논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우리 고유의 한자(漢字)인 답(畓)을 사용했다는 점, 조세 부과를 위한 토지 면적 단위는 결(結)이나 부(負)를 사용했다는 점도 밝혀졌다. 결은 대략 1만5400㎡, 부는 154㎡로, 100부가 1결이 된다. 토지 면적 단위인 결(結)과 부(負)는 지금까지 삼국통일 이후 사용된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번에 발견된 목간을 통해 그 사용 시기를 6세기까지 올려볼 수 있게 됐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