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진행한 1차 판독 결과, 굽은 나무의 표면을 다듬어 만든 목간은 총 6면에 걸쳐 약 94자의 글자가 드러났다. 이중 2면은 글자를 연습한 흔적으로 추정된다.
목간의 곡(谷·골짜기)과 답(畓·논), 제(堤·제방) 등의 글자로 미뤄 인근 지역 토지 현황을 기록한 목간으로 추정됐다. 골짜기(谷)를 중심으로 당시 지방 촌락 있었고, 농업 생산력 증대를 위해 둑(堤)을 쌓았고, 주변에 논(畓)이 존재해 그곳을 대상으로 조세를 수취하는 중앙 정부의 지배 양상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사료로 평가됐다.
논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우리 고유의 한자(漢字)인 답(畓)을 사용했다는 점, 조세 부과를 위한 토지 면적 단위는 결(結)이나 부(負)를 사용했다는 점도 밝혀졌다. 결은 대략 1만5400㎡, 부는 154㎡로, 100부가 1결이 된다. 토지 면적 단위인 결(結)과 부(負)는 지금까지 삼국통일 이후 사용된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번에 발견된 목간을 통해 그 사용 시기를 6세기까지 올려볼 수 있게 됐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