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시상식 휩쓰는 ‘기생충’… 오늘 밤 골든글로브 후보 오르나

입력 2019-12-09 13:55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북미지역 영화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싹쓸이 중이다.

9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은 ‘기생충’이 전날 LA비평가협회상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조연상(송강호) 등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고 전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신작 ‘아이리시맨’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쳤다.

LA비평가협회상은 전미비평가협회상, 뉴욕비평가협회상, 시카고비평가협회상과 함께 미국 4대 비평가협회상으로 꼽힌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버금가는 공신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시드니국제영화제에서 트로피를 안고 있는 봉준호 감독. 연합뉴스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후 ‘기생충’에 대한 세계 영화계의 주목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북미지역 개봉 이후 ‘기생충’이 영화 산업의 중심이자 비영어권 영화들에 배타적인 이 지역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기생충’은 이곳에서 흥행과 함께 수상을 이어가고 있다.

‘기생충’은 이날 발표된 토론토비평가협회상에서도 작품상과 외국어상, 감독상으로 3관왕을 차지했다. 앞서 전미비평가협회로부터 외국어영화상을, 애틀랜타 비평가협회로부터는 감독·각본·외국어영화상 등을 받았다. 최근 뉴욕타임스 선임 평론가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영화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이집션 시어터에서 열린 '기생충' 시사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 연합뉴스

이같은 파죽지세에 미국 양대 영화상인 골든글로브상과 아카데미상 수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10시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는 내년 1월 6일 열리는 제77회 골든글로브상 후보작들을 발표한다. 다수의 외신은 ‘기생충’이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에 해당하는 ‘베스트 모션 픽처-포린 랭귀지’ 부문 후보에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측 사이트 골드더비닷컴도 ‘기생충’의 노미네이트를 예상했다.

정점은 단연 내년 2월 9일 예정된 92회 아카데미상(오스카) 시상식이다. ‘기생충’ 측은 적극적으로 오스카 레이스를 진행해왔다. 봉 감독과 배우들은 몇 달 동안 북미에 머무르며 관객들을 직접 만났다. 북미 배급사 네온의 팀 퀸 회장은 지난 9월 텔룰라이드 영화제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등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도록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기생충’이 오스카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미 유력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최근 ‘오스카 예측 2019’라는 기사에서 ‘기생충’을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세 부문 후보 예측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영화비평지 인디와이어 역시 지난달 24일 “외국어 영화 가운데 이 정도로 수익을 낸 작품은 없었다. 다른 외국어들과 달리 ‘기생충’은 주류가 됐다”면서 “작품상을 포함해 7개 부문 후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