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한 다세대 주택에서 반려묘 실수로 불이 났다. 고양이로 인한 실화는 올해만 30건이 넘는다.
지난 8일 오후 6시15분경 경기도 포천시 한 다세대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약 17분 만에 꺼졌다. 이날 화재로 이웃 주민 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서 추산 약 2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집 내부가 불길에 휩싸여 검게 탔다.
화재 당시 집 주인은 집을 비운 상태였고 안에는 고양이 3마리만 남아있었다. 소방 당국은 “집안 전기레인지에서 화재가 유발된 흔적들이 발견됐다”며 “집 안에 있던 고양이가 스위치를 눌러 불이 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양이로 인한 방화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서울의 경우 올해 9월 말까지 31건이 발생했다. 2016년 8건, 2017년 7건, 2018년 19건이었던 실화 사건이 올해 들어 급증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전년 전체대비 163% 늘었다.
총 65건 중 62건은 고양이가 낸 화재였다. 64건이 전기레인지 화재였고, 1건은 스탠드 전등 화재였다. 전기레인지 화재는 고양이가 스위치를 밟아 식기나 종이 행주 등 가연 물체에 불이 붙어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하는 1인 가구 등이 늘어나면서 이같은 수치가 기록된 것으로 풀이된다. 고양이의 습성상 높은 구조물 위로 뛰어다니는 경우가 많다. 신열우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안전한 돌봄이 요구된다”며 “특히 반려묘 행동에 의한 전기레인지 화재가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소방 본부는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안에서는 전기레인지 위에 조리 중인 용기 등 탈 수 있는 것을 두지 말아야 한다”며 “외출 시 콘센트를 뽑거나 스위치 주변에 덮개 등 안전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