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보게 될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래차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정보기술(IT) 업계와 협력하고 있는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과 출시 계획을 잇달아 밝히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자율주행차 개발부 웨이모가 지금까지 10만회 이상의 자율주행 택시 운행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홍콩 기반의 자율주행차 업체 ‘오토엑스’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운전자 없는 무인 자율주행 차량 시험 주행 신청서를 최근 제출했다.
중국 IT 대기업 알리바바그룹과 둥펑차 등이 주요 투자자로 있는 오토엑스는 로봇공학 전문가인 젠슝샤오 전 프린스턴대 교수가 2016년 설립한 업체다. 오토엑스는 그동안 중국 선전, 상하이 등과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등 10개 도시에서 100대의 로봇 택시로 백업 운전자를 태운 자율 주행 테스트를 해왔다.
독일 슈트트가르트에서 자율주행차 시험 주행을 실시하고 있는 다임러도 최근 미국에서도 자율주행차 시험 주행을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임러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세단 S클래스를 개조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택시를 시험 주행하면서 기술 보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BMW는 2021년 독일 딩골핑 공장에서 자율주행차 생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딩골핑 공장에선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자 배터리전기차인 ‘i넥스트’가 생산되며 이 차에 자율주행 시스템도 옵션으로 탑재된다.
국내 업체의 경우 현대자동차그룹 20억 달러(약 2조390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 자율주행 업체 앱티브와 조인츠 벤처를 설립하고 기술 개발에 나선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해 수소전기차 ‘넥쏘’와 제네시스 ‘G80’으로 서울부터 평창까지 190㎞의 고속도로 자율주행에 성공하며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4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인했다.
지난 5일 열린 ‘제2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고위인사 대화’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가오 홍빙 알리바바 부회장이 자율주행차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차그룹이 알리바바그룹과 손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인간의 감독 없이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하드웨어가 탑재된 차량이 오는 2023년 74만5705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지난달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부분의 국가에서 자율주행차 운행과 관련한 제도가 완성되지 않았고, 가격이나 안전 면에서도 대중화에 이르기엔 시일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최근의 흐름을 보면 자율주행차가 수년 안에 도로 위를 다니기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