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산타 운동을 아시나요

입력 2019-12-08 11:35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몰래산타 이웃사랑 캠페인'을 기획한 이준모 목사가 7일 한 어린이에게 성탄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인천쪽방상담소 제공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제8회 몰래산타 이웃사랑 나눔행사가 7일 서울과 인천 등에서 펼쳐졌다.

가난하고 소외되어 있는 취약계층과 쪽방주민, 폐휴지를 줍는 어르신, 다문화 가정, 자립 노숙인 가정, 가정폭력으로 해체된 가정을 찾아 물품 1000개가 전달됐다. 선물보따리에는 잡곡, 찹쌀, 미역, 다시마, 자연드림 라면, 비타민, 수제쿠키, 수제비누, 샴푸, 공정무역 커피 등이 들어 있었다.

몰래 산타 캠페인에는 기독교계 사회적기업 20여 곳이 참여했다. 열림교회, 동숭교회, 군산한일교회, 서교동교회, 감북동교회, 청주제일교회, 루터교회, 충남 수성교회, 인천 해인교회 등 21개 교회와 기관도 참여했다. 동숭교회(예장통합)는 종로쪽방 330가정에 몰래산타 선물(1650만원 상당)을 2년째 배달했다. 서교동교회(예장통합)은 550만원 상당의 선물꾸러미를 교회 주변 불우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감북동교회(기장)도 4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전달했다. 분당한신교회, 둔전교회, 광염교회, 초원교회, 노곡교회, 청주제일교회, 전북 군산 한일교회 등이 산타교회로 활동했다.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는 각 교회들이 연말 성탄절을 맞아 불우이웃돕기를 하는 것에 착안해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몰래산타 이웃사랑’ 행사를 통해 농촌교회에서 만든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기업에서 생산품을 구입해 선물세트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한 기업당 1000여개씩 물품을 납품받아 사회적기업들이 도움을 받도록 하고 있다.

전남 완도에 있는 완도제일교회가 설립한 사회적기업 ‘EM사랑’은 미역, 다시마 등 지역 특산품을 엄선해 생산한 제품을 납품했다. 대구 경북지역에 있는 사회적기업 ‘그린벨트의 친구들’에서는 김에 버섯을 섞어 만든 ‘즐겨찾김’을 납품했다. 서울 강남지역자활센터는 수제쨈, 청, 스무디를 납품했다. 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설립한 사회적기업 ‘트립티’는 공정무역 커피를 납품했다. 전북 익산에 있는 농촌교회인 삼광교회(이종덕 목사)는 유기농 수제쿠키를 만들어 납품하였는데, 수제쿠키는 우리밀가루와 농촌개발원에서 생산한 유정란 계란 등을 사용하는 등 품질 고급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아산상선의 도움으로 선물을 받는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품목 중에 하나인 라면을 일반회사가 아닌 ’아이쿱 자연드림’에서 판매하고 있는 라면을 구입해 선물보따리에 담았다. 몰래산타 선물 박스는 이탈주민들이 세운 박스 회사인 사회적기업 메자닌 아이팩에서 납품했다.

정부의 지원없이 사회복지법인 열매나눔재단, SK그룹, 통일부 지원을 받아 사회적기업 1호로 시작한 메자닌아이팩은 50억원이 넘는 매출신장을 이루다가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해서 경영위기에 내몰리다가 법정관리까지 들어갔던 회사인데,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는 메자닌아이팩의 회생절차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매년 메자닌아이팩에서 선물세트 박스를 제작을 맡겼다.

‘사회적기업 주식회사 비타민 엔젤스’는 비타민 1통을 팔 때 마다 1통의 비타민을 기부하는 회사인데, 이번에도 작년에 이어 2500여만원어치를 기부했다. ㈜아산상선은 이 행사가 사회적기업도 돕고, 지역의 가난한 이웃들도 돕는 아주 좋은 행사라서 매년 1500만원을 지원했다. 유기농 수제비누를 만들어 온 ㈜나블러스 수제 비누 1000개(약 1500만원 상당) 기부했다.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는 그동안 기독교를 중심으로 행해지던 교회 내 불우이웃돕기와 착한소비운동이 사회적기업과 함께 범국민적 캠페인으로 발전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나아가 지역마다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몰래산타 운동본부’를 설치도 추진한다.

열림교회 나핵집 목사는 “매년 이 행사를 통해 사회적기업도 살리고, 교회 주변에 가난한 사람들도 돕고, 한국교회가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귀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며 “매우 효과적인 행사여서 아기 예수가 오신 성탄을 맞아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는 마음으로 매년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해인교회 이준모 목사는 “이번 몰래산타 행사로 농촌교회와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20여개 복지기관 및 교회들이 5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이 교회와 기업들은 이 자체가 바로 산타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몰래산타 이웃사랑, 이웃사랑 나눕시다”라고 외쳤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