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과 비회원 동맹국들이 내년부터 하루에 50만 배럴씩 추가 감산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감산 되는 원유량은 하루 170만 배럴에 이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추가 감산으로도 전체적인 공급과잉을 막기 어려워 유가 인상을 끌어내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CNBC 등 외신은 현지시각으로 6일 OPEC+(플러스)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OPEC+는 OPEC에 속한 14개 국가와 OPEC 회원국은 아니지만 원유를 생산하는 러시아·멕시코 등 비(非) OPEC 10개국 등 총 24개국의 모임이다. 이들은 전 세계 원유의 절반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사우디 에너지 장관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OPEC+ 회의 개막식에서 “종교와 마찬가지로 당신이 신자라면 실천해야 한다”며 “실천이 없다면 당신은 불신자”라며 회원국들에 감산 약속을 지킬 것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하루에 생산되는 원유량이 170만 배럴 줄어들 전망이다.
감산 기간은 내년 3월까지로 이후 계획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OPEC+는 지난 7월 회의에서 하루에 12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는 정책을 내년 1분기까지 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이번 추가 감산으로 OPEC+가 원하는 유가 인상을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블룸버그 통신은 유가 인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사우디 등 일부 산유국이 현행 할당량보다 더 적은 양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데다 석유 수요 증가가 둔화하는 추세를 고려하며 추가 감산 합의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례로 사우디는 현재 하루 1030만 배럴을 생산하기로 돼 있지만 실제 생산량은 하루 평균 980만 배럴에 불과하다. OPEC+를 구성하고 있는 앙골라와 아제르바이잔, 멕시코 역시 할당량을 채우기 어려운 상태다. 여기에 미국의 셰일 오일 공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OPEC+가 감산을 해도 전체적인 공급 과잉 현상을 막기 어렵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다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