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이재용, 깜짝 놀란 표정으로 출석… ‘집유냐 실형이냐’ 주목

입력 2019-12-06 14:3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6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 도착했다. 타고 온 검은색 카니발 차량에서 내린 이 부회장은 무덤덤한 표정을 한 채 법원을 향해 걸었다. 변호인들도 함께 동행했다.

그는 짙은 남색 코트에 회색 유광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출석했다. 약간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입을 굳게 닫은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형심리 때 어떤 말을 준비했느냐’ ‘재판 전에 할 말이 있느냐’ ‘증인 채택을 확신하나’ 등 쏟아진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앞서 피고인인 삼성 사장단도 법정에 차례로 도착했다. 박상진 전 사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황성수 전 전무, 장충기 전 사장이 출석했다. 이들도 굳은 표정으로 일관하며 법원으로 들어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이날 오후 2시5분부터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 5명에 대한 공판기일을 연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부회장 등의 양형에 대한 심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양형 심리는 이번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이 부회장의 운명을 가를 핵심 절차다. 앞서 이 부회장 측은 첫 공판에서 “대법원판결의 유무죄를 달리 다투지 않겠다”고 했다. 최대한 선처를 받기 위해 양형 심리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지난 공판에서 이 부회장 측이 신청한 손경식 CJ 회장의 증인 채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손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에 나와 “청와대로부터 이미경 CJ 부회장을 퇴진시키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었다.

이 부회장 측은 박 전 대통령의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후원금 등을 지원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만큼 손 회장의 증언을 통해 수동적인 뇌물 공여였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등은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최순실)씨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 승마훈련 비용,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미르·K스포츠재단 등 지원 명목인 298억2535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