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명 중 30명이 암” 장점마을 연초박 2006년부터 반입

입력 2019-12-06 04:46
암이 집단 발병한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인근의 비료공장인 금강농산이 담뱃잎 찌꺼기(연초박)를 최소한 2006년부터 반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익산시와 환경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2009년보다 3년이나 이른 것이다.

익산시와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이 지난해 12월 굴착기를 이용해 금강농산 식당 뒤편에서 불법폐기물을 조사하고 있다.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 제공.

임형택 전북 익산시의원은 익산시에서 확보한 금강농산의 2001년 설립 이후 각종 인허가 서류를 분석한 결과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임 의원에 따르면 금강농산이 연초박이라는 용어를 처음 쓴 것은 2006년 12월 19일 제출한 ‘비료생산업 등록 변경신고 서류’에서다.

금강농산은 이 신고서에서 퇴비 생산에 연초박 20%를 사용하겠다고 신고했다.

이듬해인 2007년 1월의 폐기물 재활용 신고필증에는 재활용 대상인 폐기물이 연초박 1152t(연간)이라고 적시돼 있다.

임 의원은 “‘2005년부터 연초박을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금강농산 노동자의 진술이 있고, 2006년에 ‘변경’ 신고를 한 것을 고려하면 그 전에 사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십명이 암에 걸린 ‘환경 참사’인 만큼 관련된 모든 사실이 투명하게 밝혀져야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 자료의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익산시와 환경부는 금강농산이 언제부터 연초박을 반입했는지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폐기물 인수인계 시스템인 올바로시스템에 금강농산의 연초박 반입 관련 자료가 2009년부터 입력돼 있다는 점을 토대로 해 역학조사 등을 해왔다.

익산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2001년 이 마을 인근에 금강농산이 세워진 뒤 주민 80여 명 가운데 30명이 각종 암에 걸렸고, 공장을 세웠던 이모 대표도 지난해 폐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직원 상당수도 병에 걸렸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