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연락 안 되면… 꼭 찾아줘” 베트남서 온 20대 여성의 죽음

입력 2019-12-06 00:23 수정 2019-12-06 00:31
KBS방송캡처

베트남 국적의 20대 아내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시신을 전북 완주군 감나무 밭에 암매장한 50대 남성의 극악무도한 범죄가 재조명 됐다.

KBS ‘제보자들’은 베트남 아내 살해 사건의 전말을 5일 보도했다. 여성은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지 3개월 만에 변을 당했다.

양주경찰서는 살인 및 시신유기 혐의로 신모(57)씨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지난달 18일 전했다. 신씨는 지난 16일 오전 5시30분경 양주시의 한 빌라 4층에서 베트남에서 온 아내 A씨(29)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차에 싣고 자신의 고향인 완주군으로 이동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지인은 16일 오전 11시경 “A씨와 만나기로 했는데 연락이 두절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전날 “내가 내일 연락이 되지 않거든 나를 꼭 찾아달라는”는 부탁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남편 신씨를 추궁했으나 아내의 행방을 모른다고 발뺌하다 결국 말다툼 끝에 아내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A씨의 시신은 17일 밤 전북 완주군 감나무 밭에서 발견됐다.

경찰 조사에서 신씨는 혐의를 인정하고 “평소 가정불화가 있었는데 이날 짐을 싸고 경기 이천시로 일하러 떠난다기에 말다툼 하다가 홧김에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신씨는 2017년 베트남 현지에서 A씨를 만나 결혼했다. 이들은 3개월여 전 한국으로 와 생활한 것으로 파악됐다. 둘 사이에 자녀는 없고 최근 들어 생활비 등으로 다툼이 잦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KBS방송캡처

방송에 등장한 고인의 엄마는 “딸이 숨지기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한국 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으로 오면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한 남편을 믿고 출국하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무척 기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엄마 품에 안겨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한 줌의 유골이 돼 버렸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