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봉암동 SRF 소각장 절대 안돼”…‘대기질·악취 우려’ 주민 반발

입력 2019-12-05 17:17
5일 경기도 동두천시 하봉암동 주민 70여명이 SRF 소각 발전시설 인허가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박재구 기자

경기도 동두천시 하봉암동 일원에 고형폐기물(SRF) 소각 발전시설 인허가를 놓고 주민들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기존 폐기물 소각장과 닭고기 가공업체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 가운데 추가로 소각장이 들어서면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편이 가중된다는 입장이다.

5일 동두천시와 하봉암동 주민 등에 따르면 최근 하봉암동에 소각장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두 곳의 업체가 시에 인허가를 신청했다. 이 업체들은 각각 하루평균 96t, 20t 규모의 고형연료를 사용해 생기는 열에너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규모가 큰 A업체의 경우 환경부와의 사전협의가 완료된 상태로 본허가가 진행중이며 규모가 작은 B업체는 경기도의 허가를 마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두 곳 모두 최종 절차격인 지자체의 고형연료 사용허가 신청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하봉암동 마을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마을 곳곳에 소각장 건립 철회를 주장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매주 목요일마다 집회를 열고 있다.
5일 경기도 동두천시 하봉암동 일원 도로변에 SRF 소각 발전시설 인허가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박재구 기자

5일 열린 집회에도 소요동새마을지도자회, 소요동방위협의회, 바르게살기위원회, 연천군 초성리 주민 등 70여명이 소각장을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했다.

주민 임모(65)씨는 “청정지역이었던 하봉암동에 닭고기 가공공장과 폐기물 소각장들이 들어서면서 악취에 시달리고 있는데 소각장이 추가로 들어서면 이 일대의 대기질이 최악으로 변해 사람들이 살기 힘든 환경이 될 것”이라며 “주민들은 참을만큼 참았다. 더 이상 악취와 다이옥신을 내뿜는 업체를 견딜수 없다. 폐기물 소각장 허가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은 소각장 허가를 반대하는 3300여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동두천시와 동두천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동두천시의회 최금숙 의원도 “하봉암동 SRF 소각장 설치 허가 관련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검토를 철저하게 해야한다”고 5분 자유발언을 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주민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동두천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는데 시가 허가를 내주기는 어렵다”며 “해당 업체가 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보완을 요구하고, 보완이 이행되지 않으면 허가 신청을 반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동두천=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