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도시 사랑…대규모 건설로 제재 ‘무용론’ 보여주려는 속내

입력 2019-12-05 16:26 수정 2019-12-05 16:3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함경북도 경성군 중평남새온실농장과 양묘장 조업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의 대규모 건설 개발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특히 대북 제재가 추가될 때마다 이런 경향이 짙어진다”
통일연구원 제공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5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제3회 KNU 북한도시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포럼은 ‘평양, 숨겨진 차원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홍 실장은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건설을 통해 국제사회와 미국의 대북 제재가 사실상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실장은 “재정 문제가 영향을 줄 것 같지만, 최고지도자의 일이면 모든 분야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탓에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창전거리(2012년), 은하과학자거리(2013년), 위성과학자주택지구(2014년), 미래과학자거리(2015년) 등을 조성됐다. 이에 대해 홍 실장은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통치력은 끄떡없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명거리 준공식 때 김 위원장이 직접 등장해 테이프 커팅식을 하는 모습을 외신들 앞에서 연출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홍 실장은 또 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경험이 북한의 도시건설 스타일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북한 역시 ‘세계적 추세’를 쫓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홍 실장은 “김 위원장이 스위스 등 여러 나라를 방문하면서 강을 중심으로 문화가 발전한 것을 확인한 것 같다”며 “대동강을 따라 북한 주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 등을 건설하는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