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도 해답 못 찾은 토트넘 ‘자동문 수비’

입력 2019-12-05 15:43
토트넘 홋스퍼의 주제 무리뉴(왼쪽) 감독이 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마커스 래시퍼드(가운데)와 토트넘 수비수 다빈손 산체스의 경합을 바라보고 있다. AP뉴시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가 주제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무리뉴 감독의 ‘옛집’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원정에서다. 토트넘의 허술한 수비진은 ‘자동문’처럼 열리면서 손흥민과 해리 케인 같은 공격진의 수비 부담만 가중했다. 그 결과로 경질의 사선을 넘나드는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에게 산소호흡기만 붙여준 꼴이 됐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유와 가진 2019-2020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상대 공격수 마커스 래시퍼드에게 멀티골을 허용하고 1대 2로 졌다. 토트넘의 중간 전적은 5승 5무 5패(승점 20)가 됐다. 한때 ‘빅4’의 턱밑까지 추격했던 순위는 8위로 내려갔다. 이 틈에 10위 안팎을 전전하던 맨유가 6위(5승 6무 4패·승점 21)로 도약했다.

결국 수비가 문제였다. 무리뉴 감독은 앞선 3경기에서 4-2-3-1 포메이션을 펼친 기본 대형에 후방을 비대칭 쓰리백으로 변형하는 변칙 전술을 구사했다. 이날은 달랐다.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와 다빈손 산체스를 센터백으로, 얀 베르통언과 세르주 오리에를 좌우 풀백으로 각각 세운 포백라인을 고정했다. 하지만 맨유 공격진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특히 맨유의 왼쪽 공격수 래시퍼드의 공격을 막았어야 할 오리에가 제몫을 못했다.

래시퍼드는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토트넘 골문 앞에서 공이 흘렀을 때 오리에의 견제를 받지 않은 래시퍼드는 손쉽게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전반 39분 델리 알리의 동점골로 겨우 균형을 맞췄지만, 래시포드는 후반 2분 만에 얻어낸 페널티킥에서 직접 키커로 나서 결승골을 넣고 승부를 갈랐다.

토트넘 수비진이 우왕좌왕하는 동안 공격진은 제대로 된 공격 기회도 잡지 못했다. 수비 가담을 늘린 손흥민은 전반전 내내 한 번의 슛도 때리지도 못했다. 1-2로 뒤처진 후반 6분이 돼서야 루카스 모우라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때려 첫 슛을 기록했지만, 이마저도 상대 수비벽에 가로막혔다. 토트넘의 원톱인 케인의 유효 슛도 없었다.

무리뉴 감독에겐 뼈아픈 패배가 됐다. 그는 맨유를 지휘했던 지난해 12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그 후임이 맨유의 현직 사령탑인 솔샤르 감독이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달 20일 토트넘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3경기 연속으로 펼쳤던 연승 행진을 1년 만에 돌아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끝내게 됐다. 자신을 해임했던 맨유에 설욕은커녕 솔샤르 감독에게 지휘권을 연장할 명분만 넘겨주고 돌아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