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 농가, 직거래할수록 경영비 지출 커져

입력 2019-12-05 14:47
지난 1일 제주도 등이 주최한 감귤데이(Day) 행사장의 일부. 제주도 제공

제주 농가로부터 감귤을 직접 사는 소비자 비율이 늘고 있다. 이처럼 중간 유통단계가 줄면 농가의 소득은 높아지는데, 반면 홍보 직접 수행에 따른 비용 부담이 발생해 농가 수익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산지유통개선 정책에 이 같은 농가의 상황이 제대로 반영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감귤 직거래(택배 포함) 비중은 2006년 전체 생산량의 5.0%에서 2018년 16.2%으로 급증했다. 이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구매 성향 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농산물을 직거래하면 중간 유통 수수료가 줄어 농가의 소득은 커진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이 2018년 노지감귤 직거래 농가 76곳 가운데 1개 경로에서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판매하는 33농가를 대상으로 수익성을 분석한 결과, 재배 면적 10a(1000㎡)를 기준으로 직거래 농가 소득은 419만원, 중간 유통단계를 1회 거친 농가는 340만원으로 계통출하나 포전거래 등 관행출하 농가의 소득 241만원보다 각각 73.7%, 40.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직거래 시 중간 유통업자들의 역할을 농민이 직접 수행해야 하면서 농가의 경영비 지출이 증가했다. 농기원의 같은 조사에서 고객 홍보, 판촉, 주문·배송관리, 선별·포장 등에 소요된 경영비는 생산자-소비자 직거래 농가가 260만원, 중간 유통단계를 1회 거친 농가가 240만원으로, 관행출하 농가 121만원보다 각각 114.9%, 97.9%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감귤 농가가 수확 이후 홍보와 주문·배송 등 고객 관리에 들이는 노동 시간도 직접 직거래 농가에서 더 많게 나타나, 생산비와 경영비를 모두 포함한 비용 지출은 직접 직거래 농가에서 더 높은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직접 직거래 농가의 경우 재배면적당 거래 단가가 높아 최종 순수익은 직접 직거래에서 더 많았다.

고상환 제주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온라인 쇼핑거래 증대 등 대내외 여건 변화에 대응해 다양한 산지유통개선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직거래 선호 증가 추세에도 직거래 농가의 비용부담이 적지 않다”며 “농가 수익 향상을 위해 e-비즈니스 활성화 교육, 홍보 영상 제작 등 이들의 경영비 절감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역농산물 이용촉진법(축약)은 ‘농산물 직거래’의 개념을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거나, 중간 유통단계를 한 번 거친 거래까지 포함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