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거포 김재환(31)이 전격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두산은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김재환에 관한 메이저리그 포스팅 공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재환은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출전으로 포스팅 신청에 필요한 7시즌 출전 일수를 채웠고, 프리미어12 종료 후 구단에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알렸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프리미어12 대회 이후 김재환의 에이전트와 몇 차례 논의한 끝에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을 허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재환은 구단을 통해 “아직 어떤 구단이 관심 있을지, 어떤 정도의 평가를 받을지 모르겠다”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할 기회가 온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포스팅 공시 마감기한은 미국 현지 시간으로 5일까지다. 단 하루 동안 모든 행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김재환은 일본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과정을 진행했던 미국 대형 에이전트사 CAA 스포츠와 손잡았다.
김재환은 지난해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4, 44홈런, 133타점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그리고 2016년부터 3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고, 지난해 44개를 비롯해 2016년부터 3년 연속 30홈런을 때려냈다.
그러나 올 시즌엔 136경기에서 타율 0.283, 15홈런, 91타점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그리고 약점이 노출된 상황이다. 높은 공에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삼진이 너무 많다. 4년 연속 100개를 넘었다. 진잔해 134개에 이어 올해는 113개를 기록했다. 그런 탓에 대박을 터뜨리긴 힘들어 보인다.
역대 포스팅 최고 금액 기록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이 갖고 있다. 2012년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에 도전했다. 최고 응찰액을 써낸 구단은 LA 다저스였다. 2573만 7737달러 33센트였다.
2014년 시즌 뒤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소속 강정호(32)가 메이저리그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진출했다. 포스팅 비용은 500만 2015달러였다. 당시 소속팀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다. 또 이듬해엔 넥센 소속이던 박병호(33)가 1285만 달러라는 포스팅 금액에 미네소타 트윈스에 지명됐다.
그러나 실패한 사례가 더 많다. 야생마 이상훈을 시작으로 두산 베어스 소속이던 진필중은 각각 구단 사정과 적은 응찰 금액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이 무산된 바 있다.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임창용도 65만 달러라는 적은 비용에 삼성 구단이 거부한 적이 있다.
2014년 시즌이 끝난 뒤 SK 와이번스 김광현(31)과 KIA 타이거즈 양현종(31)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김광현은 200만 달러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낙찰됐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이 무산됐다. 양현종은 텍사스 레인저스가 지명했지만, 금액이 적어 수용을 거부했다.
같은 시기 도전했던 롯데 소속 손아섭(31)과 황재균(32)은 무응찰로 무산됐다. 김재환은 무응찰부터 류현진의 대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하는 위험한 도박에 도전한 셈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