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군사옵션 철회된 적 없어”…위험수위 치닫는 말폭탄

입력 2019-12-05 10:31 수정 2019-12-05 11:06
클링크 美국방부 부차관보
“그동안 자제했으나 北 어리석은 일 하면 강한 대응”

하이노 클링크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4일(현지시간) 대북 문제와 관련해 “군사적 옵션이 철회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에 대해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던졌다.

하이노 클링크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

북한이 연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 오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북·미간 오가는 말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도 “필요가 있다면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북한의 박정천 총참모장은 4일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김정은 위원장)이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면서 “만약 미국이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클링크 부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했다. 클링크 부차관보는 현 상황을 묻는 질문에 “군사적 옵션은 결코 철회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사력은 억지력으로 기여하기 위해 존재한다”면서 “안정화군(stabilizing force)으로서 기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는 공격을 억지하기 위해 훈련한다”면서 “억지가 실패하면 싸워서 이기는 것이 군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국방부는 국무부 외교관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해 왔다”면서 “우리는 말을 통한 도발이든, 미사일 시험 같은 것이든, 북한의 도발에 하나하나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자제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대응이 달라지고 국무부의 주도가 다른 어떤 것으로 전환될지도 모를 시점이 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북·미 협상 국면에서 국무부가 상황을 주도하고 있으나 북·미 대화가 어려움이 겪을 경우 국방부가 전면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클링크 부차관보는 “북한이 공격적으로 행동할 만큼 매우 어리석다면 매우 강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북한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그리고는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어떤 공격에도 방어할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연말에 예정됐다가 연기됐던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거론하면서 “나는 그 훈련이 취소된 것이 아니라 연기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북한은 우리의 호의와 선의를 약함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