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퍼 美국무부 부차관보, “지소미아 유지” 입장 바꿔
내퍼 “美는 韓日 관계개선 노력 뒷받침”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기’ 결정에 대한 미국 정부의 표현이 달라졌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조건부 연기 발표 직후 ‘갱신(renew)’이라고 해석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지소미아 연장으로 못 박으려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4일 한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 ‘유지(maintain)’라는 표현을 썼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지소미아 문제가 위험 국면을 넘어섰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해석상의 차이를 놓고 한·미 사이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해 ‘갱신’에서 ‘유지’로 공식 입장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방위비 분담금 문제이라는 한·미 사이에 거대한 난관이 놓여있지만 지소미아 문제가 한·미 관계에 악재로 다시 부상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미국이 표현을 달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내퍼 부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를 주제로 열린 한·미 동맹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는 최근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유지키로 결정한 데 대해 고무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매우 긍정적인 메시지”라며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관계를 추가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전작권 전환은 계속 진행되는 한미동맹 발전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작권 이양을 달성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통해 우리의 동맹을 보다 강력하고 유능하며 21세기 도전들에 보다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게 만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국에 대해 “철통과 같은 동맹이며 한반도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내 평화와 안보의 린치핀(핵심축)”이라고 밝혔다.
내퍼 부차관보는 북한과 중국·러시아의 위협을 거론하며 “우리의 관계가 악화하면 도쿄와 서울, 워싱턴에 있는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