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이 4일 “북한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다”며 으름장을 놨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반발한 것이다.
박 참모장은 이날 밤 담화를 통해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에서 진행된 나토수뇌자회의(정상회의)기간 우리에 대한 재미없는 발언을 했다는 데 대해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런던 주재 미국 대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참모장은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도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며 “지금 이 시각도 조미(북·미) 관계는 정전상태에 있으며 그 어떤 우발적인 사건에 의해서도 순간에 전면적인 무력충돌로 넘어가게 돼있다”고 했다. 최고사령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김 위원장이 불쾌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박 참모장은 “조미(북·미) 사이의 물리적 격돌을 저지시키는 유일한 담보로 되고 있는 것이 조미수뇌들 사이의 친분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이번에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가를 염두에 두고 전제부를 달기는 했지만 무력사용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데 대해 매우 실망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위세와 허세적인 발언은 자칫 상대방의 심기를 크게 다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참모장은 “만약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며 “우리를 상대로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