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이 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사회공헌이 세계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성공사례가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질문1. 인천 계양구 한부모 가정의 일가족 3명과 대학생 친구 등 4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복지사각지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긴급구호를 요청했는데도 3일가량 지원한 것이 전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사회복지전달체계를 어떻게 강화하실 생각인지 말씀해 주시죠.
“2011년 화장실 삼남매 사건을 통해 공공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최근 사건을 통해 보듯 공공복지전달체계가 아무리 촘촘하더라도 복지사각지대 문제는 해소하기 어렵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공복지전달체계 보완하는 민간복지전달체계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공과 민간의 연계·협력을 통해 공적 지원이 곤란한 사각지대를 대상으로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을 펼침으로써 지역사회 보호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현재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기 위해 ‘좋은이웃들’과 ‘푸드뱅크’ 등 각종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좋은이웃들’과 ‘푸드뱅크’ 사업 등을 더욱 긴밀히 연계함으로써 최근과 같은 불행한 사건을 사전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나 법령‧조례 제·개정을 추진해 현재 100개 시군구에서만 실시 중인 ‘좋은이웃들’ 사업을 전국 시군구로 점차 확대시키고, 지원기준의 문턱을 낮춘 ‘긴급 푸드팩’ 지원제도를 새롭게 도입하는 등 사회복지협의회가 민간사회복지전달체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질문2. 인천 강화 푸드뱅크를 비롯한 푸드뱅크 모델사례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모델이 되고 있는 푸드뱅크 사례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2018년 기부식품등제공사업장 평가 결과, 인천 지역 내 1위를 차지한 ‘강화푸드마켓’은 이용자가 직접 사업장을 방문해 원하는 식품 및 생활용품을 가져가는 곳이다. 푸드마켓은 지역 내 이용자에게 월 한도 일정액 내에서 식품 등을 제공하며, 인근 편의점과 유사한 맞춤형 지원 서비스 체계를 구현하고 있다. 특히 ‘강화군 쌀작목연합회’는 강화푸드마켓과 연계해 품질 좋기로 유명한 강화섬쌀을 지속적으로 기부하고 있어 식품 나눔 문화 정착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질문3. 사회적 가치가 중시되는 시대입니다. 시대정신에 걸맞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 역할을 어떻게 찾아가실 생각인지요.
“바야흐로 기술혁신을 넘어 사회혁신의 시대이다. 이에 기업들은 보다 혁신적인 사고로 지역 중심의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새로운 지역복지공동체 구축에 앞장서야 한다. 우리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기본 원리로 사람의 가치, 공동체의 가치를 지향하도록 ‘따뜻하고 활기찬 지역복지공동체 구현’으로 미션을 세웠다. 미션을 실천하기 위해 지역생활을 활성화시키고 공동체를 복원하여 취약계층을 넘어 지역 주민 모두를 위한 ‘복지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사업을 개발하고, 이에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하여 사업을 성공적으로 집행할 것이다. 이러한 추진의 일환으로 우리 협의회는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를 올해 첫 시행했다. 이는 지역사회의 비영리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꾸준한 지역사회공헌 활동을 펼친 기업이나 공공기관을 발굴하여 그 공로를 지역사회가 인정해 주는 제도이다. 지난 12월 3일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기관으로 선정된 121곳에 인정패를 수여했다. 이러한 활동을 주춧돌로 삼아 우리나라의 사회공헌이 세계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성공 사례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질문4. 푸드뱅크, 좋은 이웃들 등 성공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사업에 대한 국내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사례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죠.
“좋은이웃들 사업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지역들의 공통점은 사회복지협의회와 지방자치단체와의 연계 협력이 긴밀하다는 것이다. 경기도 안산시의 경우 안산시사회복지협의회와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활동가 간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복지 소외계층 대상자를 지원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복지 소외계층을 발견하면 지자체 공공복지급여 제공여부 검토를 거쳐 긴급한 소규모의 지원을 우선 제공하고, 이후에는 사회복지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돌볼 수 있도록 하는 체계가 확립되어 있어 본받을만 하다.
푸드뱅크의 경우에 2017년 문을 연 경기도 의정부시 흥선동, ‘흥선두레 행복나눔가게’는 권역 단위의 주민 복지욕구에 맞는 차별화된 특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의정부기초푸드뱅크와 협력, 행정복지센터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한 곳이다. ‘흥선두레 행복나눔가게’는 기존 기부물품 전달 방식을 개선해 가까이 위치한 행정복지센터를 이용한다. 이 사례는 푸드뱅크 이용자들의 접근성 향상과 맞춤형 복지 실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질문5. 한-아세안 협력시대를 맞아 한국형 사회복지모델인 푸드뱅크의 해외전파를 위한 전략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 지 듣고 싶습니다.
“한국푸드뱅크 모델은 민관협력이 우수하여, 특히 정부의 영향력이 강한 아시아 국가에 적용하기 적합한 모델이다. 한국푸드뱅크는 올해부터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모델 전수사업을 실시 중이다. 올해는 사업대상국인 몽골과 베트남 현지에서 사전 현지조사 및 양해각서 체결 등을 통해 사업 필요성을 파악하고, 협력 강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한편,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푸드뱅크 활성화를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GFN(글로벌 푸드뱅킹 네트워크)의 요청이 있었다. 그래서 이에 따라 지난 10월 아시아 내 푸드뱅크 미설립 혹은 발전이 필요한 국가를 대상으로 푸드뱅크 육성 지원을 위한 18개국 대상 ‘2019 아태푸드뱅크 콘퍼런스’를 GFN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러한 활동을 기반으로 한국푸드뱅크가 아태 지역 내에서 푸드뱅크 확장은 물론 향후 아태 지역의 결식문제 완화와 기부문화 조성을 기여하는데 앞장서겠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