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세대 10명 중 4명 정도는 결혼을 해도 아이를 갖지 않는 삶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10명 중 7명꼴은 우리 사회에서 노력해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4일 20대 청년 1000명(남녀 각 500명)을 대상으로 연애·결혼, 자녀·가족, 사회·행복에 대한 견해를 온라인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사회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격언이 통용되는지에 대해 74.0%가 “통용되지 않는다”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이런 비관적인 응답률은 높아졌다.
실제로 사회의 불공정성을 겪었다는 응답도 74.2%에 이르렀다. 불공정성 경험률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았으며, 그 이유로는 윗세대의 부조리함, 경제력, 성별 등 순으로 꼽았다.
불공정성 경험 영역은 경제적인 부분(임금 차이 등), 직장 관련(취업, 승진 등), 학업 관련(진학, 성적 등) 등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경제적인 부분-직장 관련-학업 관련 순으로, 여성은 직장관련-경제적인 부분-학업관련 순으로 응답했다.
앞으로 결혼 의향에 대해서는 ‘하고 싶지 않은 편’ 39.3%, ‘절대 하지 않을 것’ 8.0%로 나왔다. ‘꼭 할 것’ 18.7%, ‘하고 싶은 편’ 34.0%에 그쳤다. 성별로 ‘꼭 결혼하겠다’는 응답은 남자 26.4%, 여자 11.0%로 차이를 보였다.
결혼을 꺼리는 이유로는 남자는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므로’, 여자는 ‘양성 불평등 문화가 싫어서’를 1순위로 손꼽았다. ‘결혼’하면 생각나는 키워드는 가족·가정, 자녀, 사랑, 돈·자금, 행복, 주택마련, 책임감, 안정감, 얽매임 등의 순이었다. 47.8%가 비혼·혼족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출산 의향에 대해서는 ‘꼭 낳을 것’ 12.3%, ‘낳고 싶은 편’ 30.8%, ‘낳고 싶지 않은 편’ 41.5%, ‘절대 낳지 않을 것’ 15.4% 등이었다. 10명 중 6명꼴로 출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이유로는 ‘이 사회가 아이를 키우기에 좋지 않아서’가 36.4%로 가장 높았고,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된다’(24.1%)가 뒤를 이었다. ‘자녀’ 하면 생각나는 키워드는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 사랑, 기쁨·행복, 돈·경제력, 양육, 나의 일부, 가족, 희생 순으로 나타났다.
39.5%가 ‘결혼하고도 의도적으로 아이를 갖지 않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10명 중 4명 꼴로 부부 생활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소위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을 좋게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결혼제도에 대해서는 수정, 보완해야 한다는 응답이 80.5%로 가장 많았다. 프랑스와 같은 생활동반자법을 도입하는 데 대해서도 69.1%(남자 58.2%, 여자 80.0%)가 찬성했다. ‘결혼하기 전까지 성관계는 절대 안 된다’는 의견은 본인 4.2%, 배우자 6.2%에 불과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