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中 스마트폰 업체들 ‘일본 대첩’ 벌인다

입력 2019-12-05 05:00 수정 2019-12-05 05:00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에 분주하다.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열릴 5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다. 애플이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자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강한 폐쇄적인 일본 시장을 뚫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일본은 스마트폰 업체들엔 매력적이지 않은 시장이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62.7%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삼성전자(6.7%), 샤프(5.3%), 소니(4%), 화웨이(1.9%) 순이었다. 또 일본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66%로 다른 선진국에 비교해 낮은 편이다. 피처폰에서도 인터넷이 되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옮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 보니 파고 들어갈 틈이 없다고 봤던 것이다.

하지만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큰 변수가 등장했다. 5G 서비스다.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등 일본 이동통신사들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5G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문제는 기존에 일본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은 도쿄올림픽 이후에나 5G폰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해마다 9월에 새로운 아이폰을 내놨다. 샤프,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은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하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5G 스마트폰을 먼저 내놓은 우리나라 업체나 샤오미 같은 중국 업체들엔 일본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강력한 동기가 생긴 셈이다. 5일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와 이통사들도 5G 시장을 키우고 싶은데 단말기 쪽으로는 대안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며 “미리 들어가서 일본 이통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등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올해 들어 일본 시장에서도 점유율의 균열이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2.4%)에 비교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도쿄에 대규모 전시관인 ‘갤럭시 하라주쿠’를 열고 갤럭시 띄우기에 나섰다. 갤럭시S10과 중저가폰 갤럭시 A 시리즈 중심의 체험 마케팅을 강화한 것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일본에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는 등 내년에도 5G 폰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도 2년 만에 일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LG전자는 일본 소프트뱅크를 통해 이달 중으로 G8X(한국에선 V50S)를 일본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LG전자 제품으로선 V30 이후 2년 만이다. ‘듀얼 스크린’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지만, LG전자 역시 속내는 5G 시장 선점이다. LG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프리미엄 폰과 더불어 중저가 5G 폰도 일본에서 출시를 고려 중이다.

샤오미도 9일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다. 샤오미에 앞서 화웨이, 오포 등이 일본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샤오미가 일본에 진출하는 것은 중국 시장이 포화하면서 외부로 영역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3분기 3.6% 감소했고, 샤오미의 출하량은 1년 만에 30.5% 하락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