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고령화로 폐렴 사망 확률 10년 전보다 3배 늘었다

입력 2019-12-04 15:53


지난해 태어난 아이 10명 중 1명은 폐렴으로 사망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빠른 속도의 고령화에다 기후변화로 지난해 출생아의 폐렴 사망 확률은 10년 전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18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가 향후 폐렴으로 사망할 확률은 10.0%로 2008년 3.2%보다 3배 이상 뛰었다. 암이나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각각 0.9% 포인트, 4.3% 포인트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생명표는 현재 사망 수준이 유지될 경우 특정 연령의 사람이 앞으로 몇 세까지 살 수 있는지 보여주는 통계다. 해당연도에 특정 요인에 따른 사망자 수가 늘면 그 요인에 따른 사망 확률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폐렴 사망 확률이 높아진 배경에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 한국의 급격한 고령화가 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폐렴은 노인성 질환으로 고령 인구가 늘다 보니 폐렴 사망률도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973년 이후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할 정도로 강한 한파가 한반도를 덮쳤던 지난해 1~2월 폐렴 사망자 수가 늘어난 게 폐렴 사망 확률을 높였다.

1970년 통계 집계 이래 꾸준히 증가하던 출생아의 기대수명도 처음으로 증가세를 멈췄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82.7세로 2017년과 같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유럽에서도 2015년 폭염으로 사망자가 많이 늘면서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출생아 기대수명이 0.1~0.2년 감소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의 기대수명은 79.7년, 여성은 85.7년으로 6년 격차를 보였다. 남녀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았다. 여성의 기대수명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일본(87.3년)과 스페인(86.1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특정 연령의 사람이 앞으로 더 살 것으로 기대되는 시간을 나타내는 기대여명은 80세 이상 남성과 90세 이상 여성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40세였던 남성과 여성은 각각 40.8년, 46.5년 더 살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전보다 각각 3.2년, 2.5년 늘어났다. 지난해 60세였던 남성은 22.8년, 여성은 27.5년 더 생존할 것으로 추산됐다. 60대와 70대의 기대여명 역시 10년 전보다 각각 2.0~2.6년 증가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