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카카오택시 NO!” 대구 택시기사들 뿔났다

입력 2019-12-04 15:23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 소속 노조원들이 4일 '카카오T블루' 발대식이 열릴 예정이었던 대구시교통연구원 입구에서 카카오택시 출범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첫 지방 진출 지역으로 대구를 선택한 택시 자동배차 서비스 ‘카카오T블루’(이하 카카오택시)가 시작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대구 택시 노동자들이 근로조건 악화 등을 이유로 카카오택시 운행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인데 카카오택시 운영을 허가한 대구시도 양 측 사이에 끼어 곤란한 상황을 맞았다.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인 KM솔루션과 업무 협약을 맺고 대구에서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지역 택시 운송가맹사업자 DGT모빌리티는 4일 오후 대구시교통연수원에서 ‘카카오T블루 발대식’을 열기로 했지만 취소했다. 이날 행사장 바로 앞에서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이하 택시노조)가 DGT모빌리티 출범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날 지역 택시 노동자 수백명은 카카오택시가 지역 택시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카카오택시 서비스는 전용 앱을 이용해 카카오택시를 부르면 주변에 있는 차량이 강제로 배차되는 시스템으로 실시간 수요공급에 따라 운임 외에 최대 1000원의 서비스 이용료가 추가된다. 대구시는 택시 서비스 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지난달 1일 사업허가를 내줬다. 이 서비스는 편리함과 친절함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차량 안에 공기청정기와 휴대전화 충전기 등 편의시설을 갖췄고 운전기사들이 정기적으로 친절교육을 받는다. 대구지역 90여개 법인택시업체 중 40여 곳이 가맹 회원사로 등록돼 1000대가 카카오택시로 활동한다. 앞서 지난달 말부터 일부가 대구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택시노조는 DGT모빌리티가 대구시로부터 택시 가맹면허를 취득하자마자 지역 택시 업계와 구두 합의한 내용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택시가 종사원 선별가입, 차량내부 편의장비 설치의 차별, 강제배차 및 강제노동, 불법파견, 회사의 콜비 수익 독점 등 택시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택시노조 관계자는 “DGT 측에 구두합의 사항을 문서합의로 하자고 이야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택시 기사들의 근로조건을 더 열악하게 만들고 노·노 갈등을 부추기는 행태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준홍 DGT모빌리티 대표는 “택시노조가 이야기하는 불법파견, 강제운행 등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발대식을 언제 다시 개최할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대구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가 직권으로 문제를 해결할 권한은 없지만 양측을 만나 의견을 좁힐 수 있도록 중재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