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관계자들이 ‘음원 사재기’의 핵심에 바이럴 마케팅 업체들이 있다고 지목했다.
지난 3일 밤 방송된 SBS 연예정보프로그램 ‘본격연예 한밤’은 최근 그룹 블락비 멤버 박경의 저격으로 불거진 음원 사재기 의혹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을 방송했다.
이날 방송에서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사재기) 대가로 8000만원 정도 요구한다고 들었다”며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10위권 안에 들면 한 달 음원 매출이 억대는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재기 수법에 대해 “지방 PC방 다섯 곳을 잡아서 아이디 20개씩을 주고 새벽 시간대에 한 번에 작업을 시작하면 음원 순위가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또 “가장 화두가 되는 업체가 두 군데 있다. 이곳은 SNS 마케팅을 잘하는 바이럴 전문 회사로 유명하다”며 “이 중 한 군데가 (박경이 저격한) 가수 A와 계약이 돼 있고 여자 가수도 있다”고 폭로했다.
실제 사재기 브로커와 접촉한 경험이 있다는 가수 B씨는 “(사재기 비용이) 옛날에는 1억 정도였는데 지금은 1억5000에서 2억이라고 하더라. 그러면 10위권에서 왔다 갔다 하는 걸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B씨는 “왜 떴는지 핑계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SNS로 바이럴 마케팅을 한다”며 “구실이다. 가장 큰 본질은 데이터 조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C 마케팅 업체는 음원 사재기 의혹이 프레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안 했는데 어떤 증거를 어떻게 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저희는 당연히 안 했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음원 사재기라는 프레임 자체가 잘못 씌워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 국회의원이 저희보고 ‘20대 드루킹’이라더라. 선택은 대중의 몫인 거다. 저희가 범죄자 취급 받는 것 같아서 속상하다”고 억울해 했다.
음원 사재기 의혹은 박경이 지난달 24일 트위터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는 글을 게재하면서 공론화됐다.
이같은 의혹 제기에 실명이 거론된 가수들은 일제히 소속사를 통해 해당 의혹을 적극 부인하며 박경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