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언 전문보니…북한엔 군사력 사용 시사, 한국엔 돈

입력 2019-12-04 09:18 수정 2019-12-04 13:16
트럼프, 북한 관련 “필요있다면 군사력 사용할 것”
“주한미군 주둔하려면 공정하게 더 부담해야”
트럼프, 틀린 수치 반복하고 자화자찬·동문서답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런던 주재 미국 대사관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강도 높은 발언들을 쏟아냈다.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여러 차례 반복해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가 있다면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에 대한 방위비 인상 압력을 공개적으로 가하면서 주한미군 감축·철수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는 ‘미국 국가 안보 이익에 주한미군 전부를 계속 주둔시키는 것이 부합하는가’는 질문을 받고 “그것은 토론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여지를 열어놓았다. 이어 “나는 양쪽으로 다 주장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그렇게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 하려면 그들은 공정하게 더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자신이 2019년에 전년도에 비해 5억 달러(약 5900억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한국으로부터 이끌어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의 2019년 방위비 분담금은 1조 389억원으로, 전년도 9602억원에 비해 787억원 늘어난 액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으로부터 5억 달러 인상을 받았다고 녹음기처럼 되풀이했다. 그는 현재 2만 8500명인 주한미군 주둔 규모도 3만 2000명으로 틀리게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자화자찬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한국 관련해 내놓은 발언 전문을 그대로 옮겼다. 이번 기자회견은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당신은 여러 번 회동을 가졌는데, 왜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계속하고 있는가.

△트럼프 대통령) 나는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신뢰를 갖고 있다. 나는 그를 좋아하고, 그는 나를 좋아한다. 우리는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그는 분명히 로켓들을 발사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지 않나. 그것이 내가 그를 ‘로켓맨’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당신이 그를 ‘로켓맨’이라고 부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트럼프 대통령) 하지만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잘 풀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동안 오랜 시간이 지났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것(북한)이 ‘넘버 원’ 문제라고 말했다. 내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아시아에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그것이 어떤 상황으로 이어졌을지 누가 알겠는가. 그러나 (만약 전쟁이 일어났다면) 많은 나라들이 참전하거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당신은 김정은을 세 차례나 만났지만, 북한은 핵 프로그램 구축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계속하고 있다. 어떤 조치들이 더 필요한가.

△트럼프 대통령) 첫째로, 당신은 그걸 모른다. 둘째로, 매우 중요한 것은 내가 그를 만났고, 그동안 우리가 여전히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 의견을 말하자면, 적어도 나는 매우 좋은 개인적 관계를 갖고 있으며 그도 나와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아마 내가 전 세계에서 그가 이런 관계를 맺고 있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다.

사람들은 북한을 ‘은둔의 왕국’이라고 부른다. 나는 그의 ‘은둔의 왕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여러분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말을 들었다면 우리는 지금 3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군사적으로 강하다. 내가 (대통령이 돼) 미군의 총사령관으로 군을 통솔하게 됐을 때, 우리 군은 고갈됐었고, 문제가 많았다. 우리는 낡은 비행기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모든 것이 낡았다. 탄약도 갖고 있지 않았다.

지금, 우리는 역대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고, 우리는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강력한 나라다. 그리고, 희망컨대, 우리는 그것(군사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있다면, 우리는 그것(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다. 우리가 그래야만 한다면, 우리는 그것(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도 알다시피, 김정은과 관계는 매우 좋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서명한 합의를 그(김 위원장)가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분들은 우리가 처음 서명한 합의문(싱가포르 북·미 정상 합의문)을 봐야 한다. 거기(합의문)에는 그가 비핵화를 할 것이라고 쓰여 있다. 그것이 합의문에 써진 내용이다. 나는 그가 그 합의문에 따라 행동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행 여부를) 알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한국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을 보호하는데 엄청난 돈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들(한국)이 상당할 정도로 더 많은 돈을 내는 것이 공정하다.

지난해 나는 그들(한국)에게 돈을 돈 많이 내라고 요구했고, 그들은 동의했다. 아무도 이 사실을 모른다. 내 생각에, 내가 처음으로 말하는 것인데, 그들은 1년에 약 5억 달러(약 5900억원) 또는 그 이상을 방위비에 더 내는 것을 동의했다. (각주. 이 부분은 사실과 다름. 지난해 기준 한국의 방위비 인상분은 약 787억원) 올해 방위비 예산이 끝나는 것이 한두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들은 “노(No), 노(No), 노(No)”라고 말했다. 당신도 알다시피, 그들은 매우 뛰어난 사업가들(business people)이다. 그들이 무역에서 어떻게 하는지 알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1년에 약 5억 달러를 더 쓰는 것을 동의했다. 그래서 한국이 내는 방위비 분담금이 10억 달러(1조 1800억원) 가까이 됐다. 그 돈은 거액이다. 나는 여러 차례 전화통화와 회동으로 그렇게 했다.

지금 우리는 그들(한국)이 더 많은 돈을 내도록 협상하고 있다. 왜냐하면 미국이 한국을 보호하는데 많은 돈을 쓰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이 (방위비를) 올려 더 많이 내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이를 아는지 확실치 않다. 그들이 5억 달러를 더 내는 것에 대해 동의했다는 사실을 알았는가.

-좀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나.

△트럼프 대통령) 예. 나는 6개월 전에, 아마 6개월 조금 더 전에, 그들(한국)을 만났다. 그리고 나는 “당신들은 충분한 돈을 내지 않는다. 이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들은 5억 달러보다 적은 돈을 1년에 내고 있었고, 방위비 총액은 10억 달러에 달했다.(각주. 이 부분도 사실과 다름. 한국이 2018년에 지불했던 방위비는 9602억원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5억 달러의 거의 2배를 내고 있었음). 나는 “이것은 공정하지 않다. 우리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 우리는 그곳(한국)에 3만 2000명의 군인들이 있다.(각주. 이 부분도 사실과 다름. 주한미군 주둔 규모는 약 2만 8500명) 당신들(한국)이 내는 돈의 몇 배를 우리가 부담하고 있다. (각주. 이 부분도 사실과 다름) 당신들은 돈을 더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매우 좋은 방식으로, 매우 좋은 협상에서 방위비 예산안 막바지 무렵에, 거의 5억 달러 인상을 동의했다. 그래서 그들의 총 방위비 분담금이 5억 달러에서 10억 달러 가까이 됐는데, 그들은 여러 해 동안, 거의 수십 년 동안 5억 달러 미만의 돈을 냈다. 내가 1년에 5억 달러 인상을 이끌어냈다.

1년에 5억 달러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러나 그 액수는 여전히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상당할 정도로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그들에게 돈을 더 내라고 협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한국)은 매우 부자나라이기 때문에 그럴(돈을 더 낼)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알았는가.

-기자) 몰랐다. 흥미롭다.

△트럼프 대통령) 좋다. 나는 여기에 대해 좋은 소식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렇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 국가 안보 이익에 주한미군 전부를 계속 주둔시키는 것이 부합하는가.

△트럼프 대통령) 그것은 토론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있다. 나는 양쪽으로 다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 하려면 그들은 공정하게 더 부담해야 한다. 미국이 많은 나라들, 그 나라(한국) 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부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내가 이와 같은 문제로 대화를 나눈 나라들은 (한국 이외에) 다섯 나라가 더 있다는 것을 말하겠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미군을 주둔시켰다. 그들은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당신들은 이전에 이런 얘기를 듣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군대를 (사우디에) 주둔시켰는데,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전 세계는 미국을 이용해 먹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사우디와 좋은 관계를 갖고 있으며 그들은 도움을 요청했다. 그들은 공격 받았다. 우리는 얼마 전 부대를 (사우디에) 이동시켰고, 그들은 수십억 달러를 내면서 행복해하고 있다.

문제는 내가 오기 전까지 아무도 그들에게 이렇게 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오바마도, 부시도, 클린턴도, 아무도 요구하지 않았다. 사실, 그들(사우디 왕실)이 나에게 “아무도 우리에게 이렇게 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왕,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수십억 달러를 이미 지불했고, 그 돈은 은행에 있다. 우리는 이런 요구를 했던 대통령을 갖지 못했다. 이건 옳지 않다.

여러 경우에서 도움을 요청하면서 돈을 내지 않는 나라들이 있다. 그들은 가난하고 엄청난 상처를 갖고 있다. 이건 다른 상황이다.

그러나 부자나라들이 있다. 나는 내 친구인 아베 (일본) 총리에게 “당신은 우리를 도와줘야 한다. 우리는 많은 돈을 쓰고 있다. 당신은 부자 나라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당신들의 군사력을 위해 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아베)는 많은 일을 하고 있으며, 그들(일본) 모두는 많은 일을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

-연내에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트럼프 대통령)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나는 그에 대해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우리에게 거의 5억 달러를 더 낸다. 그리고 지금 수백만 달러를 더 내라는 협상을 하고 있다.(각주.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묻는 질문에 한국의 방위비를 언급하면서 동문서답하는 모양새)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