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간 동생에게 주는 선물” 하늘나라에서 고액 기부자된 공무원

입력 2019-12-03 17:05
고(故) 정규열씨의 형제들이 고인의 이름으로 기부를 한 뒤 인증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공무원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3일 대구 남구청에서 고(故) 정규열씨 형제들, 김수학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조재구 남구청장 등이 모인 가운데 정씨의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가입식을 가졌다.

정씨는 대구에서는 143번째 회원이다. 고인이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사례로는 8번째다. 1962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난 정씨는 1986년 8월 경북 문경에서 공직을 시작해 대구 남구 대명4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를 마칠 때까지 31년을 공직자로 일했다.

뛰어난 업무능력으로 2006년 대통령표창 등 6개의 포상을 수상했다. 평소 선한 성품으로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줬다고 한다. 하지만 평소 건강이 좋지 못해 2016년 12월 공직에서 물러났고 지난 7월 폐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정씨를 먼저 떠나보내고 남은 육남매는 고인이 된 동생이 남긴 유산을 어떻게 의미 있게 사용할지 논의했고 평소 남을 돕기 좋아하고 마음이 따뜻했던 동생을 기리기 위해 1억원의 성금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칠남매 중 둘째인 정규팔씨는 “먼저 하늘로 떠난 동생에게 전하는 선물”이라며 “오늘의 나눔을 동생도 기뻐 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