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또래 여자아이에 대한 남자아이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 논란이 증폭되자 마침내 경찰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사실관계는 정확히 규명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내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부서인 여성청소년과는 전담 인원 1명을 포함 관련 팀에서 어린이집 CCTV를 비롯한 자료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피해자와 가해자 부모 면접 등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사건이나 피해자 측과 가해자 측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명확하게 사실관계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여자아이에게 성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남자아이는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만 5세로 사실관계 파악 이외에 다른 계획은 현재로서는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피해 아이 측은 법률 조력팀 구성과 함께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 제출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아이는 지난달 6일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겼고, 피해 아이도 같은 달 19일 다른 어린이집으로 전원했다.
이번 사고는 피해 아이 부모가 지난 1일과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맘카페 등에 피해 사실을 호소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피해 아이 부모는 “지난 11월 4일 딸과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갑내기 남자아이가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딸의 바지를 벗기고 항X과 XX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면서 “제 딸은 어린이집에서, 그리고 아파트 단지의 어두운 자전거 보관소에서 같은 반 남자아이에게 강제추행을 당해왔다”고 호소했다.
피해 아이 부모는 첨부한 추가 게시물에서는 실제 딸이 분당 소재 병원 산부인과에서 성적 학대와 외음질염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가해 아이 부모는 “문제 행동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부풀려진 부분이 있어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이 사건과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는데,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