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확인서 내라” 인도네시아 10대 체조선수 퇴출 논란

입력 2019-12-03 11:32
인도네시아의 10대 체조선수가 순결을 잃었다는 의심을 받아 2019 동남아시아경기대회(SEA) 직전 선수단에서 퇴출당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체조선수 샤르파 아브릴라 시아니(오른쪽)가 순결을 잃었다는 의심을 받고 선수단에서 퇴출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안타라통신 캡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 등 보도에 따르면 체조선수 샤르파 아브릴라 시아니(17)는 가족, 변호사와 함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코치가 처녀성을 잃었다고 의심해 선수단에서 쫓아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르파의 어머니는 “국가대표팀 코치가 11월 13일 전화해 선수촌으로 와 아이를 데려가라고 했다”며 “딸이 남자친구들과 함께 늦게까지 어울렸다는 게 이유였다. 코치는 내 딸이 순결을 잃었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 딸은 8살 때부터 체조를 시작해 지금까지 49개의 메달을 땄다. 내 딸의 명예를 회복해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코치의 의심에 사르파는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순결 확인서를 발급받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치는 다른 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을 것을 요구했고, 더는 고통받고 싶지 않았던 사르파는 결국 재검사 요구를 거절하고 국가대표직과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사르파의 어머니가 딸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안타라통신 캡처

이후 사르파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국가체육위원회(KONI), 체육부에 항의 서한과 함께 순결 확인서를 제출했다.

논란이 일자 체육부는 “샤르파의 선수단 퇴출은 훈련에 집중하지 않아 성과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선수단 안에는 결혼한 선수도 있고, 자녀가 셋이나 있는 선수도 있기 때문에 처녀성을 요구한 것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선수 측에서 제기한 문제가 사실이라면 단호하게 조치를 취하겠다”며 코치가 잘못했을 가능성을 남겨두기도 했다.

한편 SEA게임은 동남아시아 10개국이 참가하는 스포츠 대회로, 이번 대회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이날 개막해 오는 11일까지 열린다.

소설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