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때 이슬람국가(IS) 조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한 여성이 가해자에게 “왜 그랬냐”며 절규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2일(현지시간) 중동 내 언론감시단체 등에 따르면 이라크 알이라키아 방송의 ‘법의 심판’이라는 시사 프로그램에는 아슈와크 하지 하미드(20)라는 여성과 아부 후맘이라는 남성이 출연했다. 남성은 노란 죄수복을 입고 팔이 묶인 상태였다.
야지디족이라는 이 여성은 “14살 때쯤 IS에게 납치돼 시리아로 옮겨졌다. IS 테러분자들은 9살이 넘은 여성을 가족에게서 분리한 뒤 모술로 끌고 가 물건처럼 우리를 팔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곳에서 아부 후맘이 나를 선택하더니 머리카락을 잡아끌고 갔다”며 “내가 14살밖에 되지 않아 나를 성폭행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수갑을 채운 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차례 성폭행하고 때렸다”고 주장했다.
함께 출연한 남성은 “IS 간부가 신자르(야지디족의 거주지역) 작전에 참여한 대원에게 여성을 선물로 주거나 팔았다”면서 “방에 있던 소녀 5명 중 1999년생으로 당시 14세였던 하미드를 끌고 가 때려서 성폭행에 강제로 동의하도록 했다”고 자백했다. 또 강제로 하미드를 아내로 등록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피해 여성인 하미드는 남성을 쳐다보면서 “고개를 들어. 나를 봐. 왜 내게 그런 짓을 했어. 난 14살이었어. 네 딸만한 나이인 나에게 왜 그랬어. 넌 내 인생을 파괴했어. 인간이라면 네 딸 나이인 14살짜리 소녀에게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어”라고 소리를 지른 뒤 혼절했다.
이 방송을 놓고 일각에서는 이라크 방송이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률을 높여왔던 점을 들어 IS 조직원이라는 이 남성이 대역이라는 의혹도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또 실제 사건 당사자라고 해도 방송을 위해 성범죄 피해 여성에게 가해자를 직접 만나게 한 것은 비윤리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출연한 여성이 IS의 성노예 피해자라는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