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수신료 청원 20만명 송구, 콘텐츠 경쟁력 늘릴 것”

입력 2019-12-02 12:39 수정 2019-12-02 14:26
양승동 KBS 사장. KBS 제공

양승동(58) KBS 사장이 2일 “공영방송의 근간인 수신료의 분리징수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긴 것에 송구하다”며 공영방송으로서의 신뢰 회복과 혁신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신료 문제에 앞서 KBS 신뢰도 향상과 영향력 강화가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며 “뉴스와 방송 콘텐츠를 향상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BS는 최근 연이은 논란에 몸살을 앓았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의 자산관리사 김경록씨 인터뷰 검찰 유출 의혹, 시사프로그램 ‘시사직격’의 ‘한일특파원의 대화’편 논란, 독도 소방헬기 영상 미제공 문제 등이 그것이다. 양 사장은 “KBS가 정상화된 후 기자들이 큰 의지로 뉴스 제작에 임했지만, 손발이 못 따라가는 경우가 있었다”며 “시청자의 관점에서 뉴스를 만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성찰해야한다”며 운을 뗐다.

양 사장은 자산관리사 김씨의 인터뷰 검찰 유출 의혹을 둘러싸고 벌어진 ‘인터뷰 짜깁기’ 논란에 대해 “현장 기자의 기획의도와 인터뷰이의 취지가 충돌할 수 있다. 편집 보도도 가능하지만 인터뷰에 어렵게 응한 사람의 취지도 살려주는 그런 지혜로운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도 소방헬기 사고 영상 미제공 논란에 대해서는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양 사장은 “담당 직원에게 KBS가 재난주관방송사라는 인식이 철저했다면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처신을 잘했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며 “9시 뉴스에서 해당 영상을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유족과 실종자 가족에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 방송인 윤리강령을 보완해 더 철저히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년 KBS가 이뤄온 성과로는 재난방송 개편과 지역총국 활성화, 지상파 최초 메인 뉴스 여성앵커 발탁,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과 예능 ‘1박2일 시즌4’ 등 콘텐츠를 통한 구성원의 자신감 회복을 꼽았다. 양 사장은 “지난 4월 고성 산불 때 받은 따끔한 질책을 계기로 재난방송 시스템을 전면 보완했고, 그 결과 올 여름 태풍 당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보도국을 새 단장하는 등 취재시스템 혁신도 이어가고 있다. KBS 뉴스가 믿을만하다는 걸 조만간 꼭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콘텐츠 강화도 최근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KBS가 혁신을 위해 힘쓰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광고 수익 하락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지상파 광고 총합이 무서운 속도로 하락 중이다. 1년에 15~20%가량이 지상파에서 빠져나간다”며 “콘텐츠 경쟁력을 만들어 추락을 막으려한다”고 힘줘 말했다. 황용호 편성본부장은 “KBS만의 독창적 콘텐츠를 만들겠다”며 “소외된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줬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그런 좋은 예”라고 덧붙였다.

KBS는 내년에도 지역 뉴스 경쟁력 강화와 경영 혁신을 통한 재정 안정화 등 도전적 구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양 사장은 “방송제작 규범을 재정비하고 교육을 강화해 KBS 모든 직원이 공영방송인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더욱 가슴 깊이 새기도록 할 것”이라며 “시청자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