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 학생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하다” - 익산 STEAM연구회

입력 2019-12-01 16:06 수정 2019-12-01 16:32
'익산 STEAM연구회' 소속 교사들이 지난달 30일 김제초등학교 소강당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딩을 이용한 드론 수업을 하고 있다. 익산 STEAM연구회 제공.

지난달 30일 전북 김제초등학교 소강당. 10여명의 학생이 컴퓨터에 입력해 드론을 날리는 방법을 익히는 데 열심이었다. 저소득층이나 교육복지 대상인 학생들은 이날 김호성(영만초) 강성화(망성초) 정진홍(이리서초) 교사로부터 코딩을 이용한 드론 수업을 받았다.

학생들에게 낯설지만 신기한 체험을 안겨준 교사들은 ‘익산 스팀(STEAM)연구회’ 회원들. 익산지역 초‧중학교 과학 교사들의 모임인 익산 스팀연구회는 지난 10년간 과학 재능 기부를 통해 도내 소외받는 학생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해왔다.

연구회는 2010년 ‘과학교과연구회’이란 이름으로 첫발을 내딛은 뒤 2013년 ‘익산 스팀연구회’로 거듭났다. 이후 40여명의 회원이 거의 매주 도내 농촌학교, 저소득층, 다문화, 보육시설 학생들을 찾아가 과학교실을 운영해 왔다. 2014년부터는 혜화학교, 은화학교, 푸른학교 등 장애인학교를 찾아 과학 체험 봉사를 해오고 있다.

STEA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인문예술(Arts), 수학(Mathematics)을 합친 교육방식이다.

교사들만 모인 과학교실은 전국에서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산파역인 이동엽(59‧원광중) 교사만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다른 교사들은 모두 초등학교에 재직중인 30∼40대 엘리트들이다.

이들은 주말마다 무거운 실험 도구들을 챙겨 학생들을 만나러 나갔다. 익산은 물론 완주와 김제 전주의 시골학교에 건너가 아이들을 만났다.

지난해 6월부터 7개월간 27차례 실시한 익산시 읍면지역 과학교실에는 1360여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로봇, 액체 탑 쌓기, DNA팔찌, 매직풍선, 글라이더 날리기, 에어로켓, 솜사탕·슬러시 만들기, 마술 시연 등 놀면서 원리를 배우니 학생들의 참여도가 뜨거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다양한 체험학습도 이어졌다. 학생들은 “과학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됐다. 이런 기회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반겼다.

이동엽 교사는 “재밌고 실용적인 과학을 체감케 하며 학생들이 쉽게 참여토록 하고 있다.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웃으며 즐겁게 따라하던 모습이 선하다”며 “다문화가족한마당 행사에도 참여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재미있는 과학을 들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 STEAM연구회' 소속 교사들이 지난달 초 익산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에 모여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한 자체 연수를 하고 있다. 익산 STEAM연구회 제공.

교사들은 스스로 역량 키우기에도 힘쓰고 있다. 매달 익산 영재교육원에서 모여 실험을 하고 토론도 벌인다. 최근엔 4차 산업시대를 이끌어갈 로봇과 소프트웨어 교육을 연계한 연수를 열고 있다.

이 같은 열정으로 연구회는 2014년에 이어 2017∼2019년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활동 지원사업에 연속 뽑혔다. 전북도교육청로부터 우수연구회(2013, 2015), 인사혁신처의 재능기부우수연구회(2016)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재헌(43‧궁동초) 회장은 “학생들을 보듬고 꿈을 키워주는 데 보탬이 되려 한다”며 “지난 1월 과학 기자재가 부족한 중국 연대한국학교 학생들에게 스팀과학수업을 한데 이어 내년에는 캄보디아 프놈펜한국국제학교에 과학 봉사활동을 갈 계획도 세웠다”고 말했다.

익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