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에 개편한 춘천 시내버스…시민 혼란‧불편에 또다시 손질

입력 2019-12-01 13:08
1일 오후 춘천시 중앙로 한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50년 만에 개편한 강원도 춘천 시내버스 노선이 또다시 조정된다. 노선 개편으로 야기된 시민 불편과 혼란 때문이다.

춘천시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에 따른 시민불편 해소를 위해 ‘다 함께하는 시민 토크’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시내버스 노선 전편 개편에 따른 불편함을 시민과 함께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온‧오프라인으로 나눠 진행된다.

오프라인은 시내버스(동지역), 마을버스(읍면지역) 두 개 권역별로 실시한다. 시내버스는 2‧10일 당사자 합동토론, 13일 3차 대토론회로 이어진다. 마을버스는 이달 중 수시로 마을을 순회하며 토론회를 진행한다. 온라인은 2일부터 12일까지 시민소통 플랫폼인 ‘봄의 대화’를 통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 모아진 주민 의견은 해당 부서에 전달돼 내년 1월 초 예정된 노선 재조정에 반영된다.

이와 함께 시는 시내버스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 시청 직원들이 시내버스 전 노선을 직접 탑승해 시민 불편과 개선점을 찾는다. 공무원들은 2일부터 2인 1조를 구성해 시내와 마을버스에 모두 승차해 출발부터 종점까지 전체 노선을 점검한다. 시 관계자는 “이번 토론을 통해 시내버스 노선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우리 도시의 현안을 스스로 인식하고 해결하는 시민 숙의 형 공론장이 일상화되고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춘천시는 지난달 15일 50년 만에 처음으로 시내버스 노선을 전면 개편했다. 환승 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심 노선 간선‧지선 분리, 읍‧면지역 마을버스 운행 등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개편 이후 시청 담당 부서는 물론 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노선 개편을 성토하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한 시민은 시청 자유게시판에서 “개편을 하려면 예전의 버스보다 더 편리하고 이용자의 불편이 없어야 하는데 지금이 더 불편하다”며 “이걸 버스개편이라고 해놓고 시장은 손 놓고 있으면 되느냐”라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춘천 인접 지역에서도 운행하던 버스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천군에 따르면 춘천~홍천군 북방면 굴지리 노선은 시내버스가 하루 5차례 운행됐지만, 노선 개편 이후 버스운행이 중단됐다. 또한 춘천~홍천군 서면 두미리 노선도 멈췄다. 이에 홍천군은 해당 마을에서 춘천 마을버스 정류장까지 전세버스를 긴급 투입해 운영 중이다. 김대기 굴지리 이장은 “굴지리의 생활권은 춘천인데 하루아침에 시내버스가 사라져 보통 불편한 것이 아니다”라며 “춘천에 있는 병원을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 오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춘천시의원들은 시내버스 노선개편에 대해 사과하고 집행부에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춘천시청 브리핑룸에서 대시민 사과문을 통해 “춘천시가 시민 불편에 대해 변명만 하고 있어 대신 사과드린다”며 “잘못된 노선 개편으로 아침 시간 중·고등학생들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만큼 문제가 드러난 개편 노선을 기존 노선으로 원상 복구하라”고 주장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