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되살아난 영국 테러의 악몽…2명 사망·3명 부상

입력 2019-11-30 07:12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중심부의 런던브리지에서 한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여러 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사진은 사건 직후 한 블로거가 경찰이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찍은 것. 뉴시스

런던 브리지에서 흉기 테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런던 브리지는 2년 전 차량 돌진 테러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테러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29일 오후 2시쯤 영국 수도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런던 브리지에서 흉기 테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한 남성이 사람들을 향해 칼부림을 벌였다. 용의자는 무장 경찰이 쏜 총에 맞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살된 용의자는 범행 당시 몸에 폭탄을 두르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폭탄장치는 ‘가짜’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혹시 모를 추가 위협에 대비해 현장을 폐쇄하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크레시다 딕 런던 경찰청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로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며 “오후 1시58분에 현장에 출동해 5분 만인 오후 2시3분까지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용의자를 제압했다”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브리지 북부를 무장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이날 오후 한 남성이 런던브리지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뉴시스

딕 청장은 또 “무장 또는 비무장 경찰들이 런던 시내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며 런던 브리지 일대는 당분간 통제될 것”이라며 “대테러 담당관들이 정확한 사건 경위와 공범 여부, 사망자들의 신원을 밝혀내기 위한 수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러 직후 존슨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번 범죄와 공격에 연관된 모든 이들을 끝까지 추적해 정의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며 “이 나라는 이런 공격에 절대로 겁먹거나 분열되지 않는다. 우리의 영국의 가치가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 브리지는 지난 2017년 6월에도 IS가 배후를 자처한 차량 테러가 발생해 8명이 숨지고, 48여 명이 다친 곳이다. 당시 테러범 3인은 행인들을 향해 차량을 돌진한 뒤 버러마켓에서 흉기 난동을 부렸다. 영국에선 2017년 런던 비리지 버러 마켓 테러 외에도 같은 해 러던 웨스트민스터 다리 차량돌진 테러, 5월 맨체스터 경기장 자살 폭탄 테러 등이 잇달아 발생했다.

특히 이번에 발생한 흉기 테러는 영국 정부가 테러 경보 수준을 한 단계 낮춘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벌어졌다는 점에서 우려가 깊다. 지난 4일 영국 내무부는 테러 위험도를 ‘심각’에서 ‘상당함’으로 내렸었다. 상당함은 영국 테러 경보 3단계 체계 중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