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도 극찬한 토트넘 볼보이의 대활약…“그저 내 할 일 했을뿐”

입력 2019-11-29 17:30
사진: 토트넘 홋스퍼 트위터


토트넘 홋스퍼가 지난 27일(한국시간)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4대 2 대역전승을 거둘 때 동점골에 기여한 볼보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토트넘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팀의 챔스 16강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이 볼보이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볼보이의 이름은 캘럼 하인스. 15세 소년은 6시즌째 토트넘 볼보이로 활약하고 있다. 이날 올림피아코스와 홈에서 맞붙은 경기에서 하인스의 활약은 토트넘의 어느 선수보다 더 빛났다. 후반 5분 파상공세를 펼치던 토트넘의 공격 전개가 오른쪽 사이드라인에서 끊어지자 하인스는 재빨리 공을 장내로 되돌려 보냈다. 하인스로부터 공을 받은 세르주 오리에가 스로인한 공이 루카스 모우라를 거쳐 해리 케인의 오른발 슛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이 경기의 명장면이었다.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도 하인스의 활약을 극찬했다. 경기 도중 하인스에게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하며 포옹하는가 하면 기자회견에서도 소년을 언급했다. 무리뉴 감독은 “그 아이는 정말 똑똑했다. 경기를 읽을 줄 알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끝난 후 드레싱룸에 초대해 선수들과 함께 축하하고 싶었는데 어디론가 사라졌다”며 하인스에게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하인스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느라 정작 골 장면은 못봤다고 토트넘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소년은 “공을 던져주느라 정신없었는데 뒤에서 함성 소리가 들렸다”며 “뒤돌아보니 케인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엄청난 활약에 대한 질문을 받고도 “그냥 내 일을 했을뿐”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하인스는 무리뉴 감독과의 포옹에 대해서도 “정말 믿을 수 없었다”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는데 와 주셔서 너무 기뻤다.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며 감격해했다. 이어 “토트넘을 정말 사랑하고 절대 잊을 수 없는 순간”이라고 했다.

하인스의 부모도 경기장에서 이를 지켜봤다. 하인스의 어머니는 “무리뉴 감독이 아들에게 다가가길래 하이파이브 하려나보나 생각했지 그 이상의 것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며 “(무리뉴가 포옹한 뒤) 이후 남편과 내 휴대전화 벨소리가 계속 울렸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