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생산량 높이려 젖소에 ‘VR 고글’ 씌운 농부들

입력 2019-11-30 06:00
눈을 덮을 수 있는 직사각형 외관에 세련된 디자인. 젖소 전용 가상현실(VR) 고글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모스크바 외곽의 농가에서 젖소가 특수 제작된 VR 고글을 착용하고 있다. 러시아 농식품부 제공

27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농식품부는 최근 모스크바 외곽의 농가에서 젖소에게 VR로 들판을 보여주면 우유 생산량이 증가하는지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VR 고글은 수의사와 낙농 생산 컨설턴트의 조언을 받아 젖소의 두상과 시력을 고려해 특수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글 착용 시 젖소는 여름 햇살 아래 펼쳐진 들판을 보게 되고, 이를 통해 젖소의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져 우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기대다.

모스크바 외곽의 농가에서 젖소가 특수 제작된 VR 고글을 착용하고 있다. 러시아 농식품부 제공


실험 초기 결과는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VR 고글이 우유 생산량에 미치는 유의미한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1차 테스트에서 젖소의 불안감이 줄어들고 소 무리가 차분해졌다는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러시아 농식품부는 이 실험을 장기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VR 고글 개발자들 역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실험이 계속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에도 여러 나라가 젖소의 우유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이색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일본의 한 축산 농가는 소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 특수 조명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미주리주의 한 농부는 소에게 지속해서 음악을 틀어줘 우유의 질을 높이고 있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