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명문사학 조선대가 29일 정상화의 첫 발을 내디뎠다. 법인 이사회는 이날 우여곡절 끝에 민영돈(61)의학과 교수를 제17대 총장으로 임명했다.
지난 1일 총장 선거를 치른 지 꼬박 60일 만이다. 이사회는 당초 지난달 24일 민영돈 총장선거 당선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려다가 무산된 바 있다.
조선대는 지난해부터 전임 강동완 총장의 거취를 둘러싼 불협화음과 사분오열로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전임 총장과 총장 직무대행, 총장 당선자 3명이 함께 근무해 ‘한 지붕 세 총장’이라는 기형적 학교운영이 이어졌다. 그동안 학사일정의 혼란과 파행은 불문가지다.
하지만 이사회의 늦깎이 임명장 수여에 따라 조선대는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대학 집행부는 이날부터 신임 민영돈 총장 취임식 준비업무에 들어갔다.
조선대 구성원들은 이달 중순 민 총장 취임을 계기로 내부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고 정상화의 길로 함께 들어서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앞서 지난 25일 이 대학의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임시이사에서 정이사 체제로 전환하도록 결정했다.
교육부 교원소청위도 전임 총장의 해임이 정당하다고 이전 결정을 뒤집어 조선대 구성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신임 민 총장의 임기는 2023년 11월29일까지 4년간이다. 민 총장은 제19대 조선대병원장과 대한외과학회 광주전남지회장을 지냈다. 현재 대한위암학회장을 맡고 있다.
광주시민들은 신임 총장 임명 소식을 반기고 있다.
시민 박찬규씨(54)는 “가족이나 친척 가운데 조선대 출신이 없는 광주시민들은 한명도 없을 것”이라며 “전국 유일의 민립대학 체제인 조선대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명문대학으로 발돋음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 총장은 “대학발전을 바라는 광주시민들과 내부 구성원들의 염원을 잘 알고 있다”며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꼬인 실타래를 풀어 ‘조선대’가 푸른 창공을 향해 다시 날아오르도록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