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약’으로 탈모 완치한 소녀… 2년 만에 머리 ‘풍성’

입력 2019-11-30 06:00
출처 ‘임상적 사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

원인불명의 탈모증으로 머리카락을 거의 모두 잃었던 한 소녀가 류머티즘 관절염약을 먹고 거의 완치된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적인 출판사 와일리가 발간하는 의학저널 ‘임상적 사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에 따르면 브라질에 사는 이 13세 소녀는 8세 때 원형 탈모증이 생겼다. 소녀와 부모는 탈모를 치료하기 위해 여러 병원을 찾았지만 3년 만에 거의 모든 머리카락을 잃었다.

소녀는 먹는 약부터 머리에 도포하는 연고, 주사 등 온갖 방법으로 탈모를 치료하고자 했으나 오히려 여드름과 체중 증가 등 부작용만 얻었다.

결국 의료진은 최후의 수단으로 류머티즘 관절염약을 처방하기로 했다. 이 약은 염증과 관계가 있는 단백질인 사이토카인(시토카인)을 생성하는 신호를 차단해 염증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관절염 외에 탈모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016년 미국 예일대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논문에도 탈모증을 지닌 청소년 13명에게 이 약을 처방한 결과 머리카락이 70%까지 다시 자란 사례가 실렸다.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소녀는 하루에 약을 두 알씩(10㎎) 복용했다. 효과는 극적이었다. 거의 다 빠졌던 소녀의 머리카락이 불과 4개월 만에 촘촘하게 자라난 것이다. 부작용이 없어 소녀는 꾸준히 약을 복용했고, 2년이 지난 후 소녀의 탈모증은 거의 완치됐다.

출처 ‘임상적 사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

출처 ‘임상적 사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

이번 의학저널 보고서 주 저자인 브라질 마링가 중앙대학 의대생 라셰우 베르베르트 페헤이라 연구원은 “우리 환자는 지금까지 보고됐던 다른 환자들과 달리 탈모가 거의 완치됐다”며 “이번 사례는 브라질에서 토파시티닙(관절염약) 처방으로 성공적으로 치료됐다고 보고된 최연소 환자”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절염약은 고용량 장기간 복용 시 폐색전증이나 혈전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