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29일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차량과 장비의 움직임이 조금 늘었다”고 밝혔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19 평양 정상회담 당시 비핵화 조치의 하나로 영구 폐쇄를 약속한 곳이다.
국정원은 서훈 국정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위성사진으로 파악했을 때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움직임이 없었다가, (최근) 차량과 장비 움직임이 조금 늘었다”고 보고했다고 이혜훈 정보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민기·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국정원은 ‘차량 움직임이 증가했는데 핵 발사와 같은 패턴은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게 단정하긴 이르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한 움직임이 매일 증가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아니다. 증가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전날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와 관련해 “8월 24일과 9월 10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 시엔 정밀 유도 기능 등을 검증했고, 이번에는 지난달 31일에 이어 연발 사격 능력을 시험하는 데 주안점을 둬 약 3분여 발사 간격이 약 30초로 단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의도와 관련해 “연말까지 북·미대화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메시지를 미국과 한국을 향해 보낸 것 아니냐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연내 시한’이라고 이야기했으니, 다양한 형태의 도발이 계속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김민기 의원은 “초대형 방사포 발사가 의도적인지 우발적인지 취지를 묻는 질의가 나왔는데, 국정원은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혜훈 위원장은 “국정원은 (지난 23일 창린도에서 이뤄진) 해안포 사격이 남북군사합의 위반은 맞지만, 정전협정 위반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남쪽을 향해 쏜 것도 아니고, 비거리도 길지 않은 데다 76㎜ 소형 해안포이면 많은 고심을 한 것 같다. 남쪽을 향해 쏘거나 대구경을 쏘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고심한 것으로 본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11월 말 현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장 방문이 77차례로, 작년 98차례보다 21% 감소했으며, 지난해에는 경제분야 현장방문 비중이 30%가량으로 가장 높았던 반면 올해는 절반 가까운 36차례를 군사 분야에 할애했다”고 보고했다.
김 위원장 수행 빈도 순위는 조용원 당 제1부부장이 3년 연속 1위인 가운데 현송월 당 부부장과 김평해 당 부위원장이 작년 20위권 밖에서 2위와 4위로 급부상했으며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이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등 군과 군사 분야 간부가 10위권에 진입한 점이 특이하다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